[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정부가 최근에 발표한 6월 청년실업률은 10.2%입니다. 한 달만에 거의 1%포인트 가까이 오른 거고요, 외환위기 이후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메르스 때문에 더 충격이 컸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경제연구원의 내부 보고서에선 6월 청년층의 실업률이 23%로 나왔거든요. 10.2%는 뭐고 23%는 뭐냐, 헷갈린다, 이런 생각이 드실 텐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정부가 사용하는 실업률의 개념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좁습니다. 실업률이라는 게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아직 취직을 못한 사람이다, 이런 의미인데요, 여기서 ‘취직을 못한 사람’이라는 건 1주일 동안 1시간도 돈 버는 일을 못한 사람’ 이런 뜻입니다.
신문 배달을 했건 치킨집에서 일했건, 아무튼 돈 버는 일을 조금이라도 했다, 그러면 전부 취업을 한 취업자로 간주하는 겁니다. 우리 상식하고는 꽤 차이가 있죠? 실업자가 되려면 집안 좀 넉넉해서 돈 걱정 없이 구직활동만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실업자가 되기 위한 또 하나의 조건이 있는데요, ‘경제활동인구’에 포함이 되어 있어야 취업자든 실업자든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4주 동안 구직활동을 한 사람, 더 정확하게 말하면 지난 4주 동안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내고 면접도 보고 하면서 실제로 구직활동을 한 사람만이 경제활동인구로 잡힙니다.
내가 아직 토익점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일단은 지원서 안내고 학원 다니면서 영어공부만 하고 있다, 이런 경우라면 이 사람은 실업자도 취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간주합니다.
그런데 한국경제연구원의 내부 보고서는 고용보조지표라는 수치를 사용해서 실업률을 계산했습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과 달리, 여기선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추가로 취업이 가능한 사람, 또 지금은 지원서를 내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낼 의사가 있는 사람, 갑작스럽게 몸이 아프거나 집안 사정 때문에 당장은 못하지만 이후에 취업 활동에 나설 의사가 있는 청년들을 다 포함합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청년실업자라고 생각하는 개념을 대부분을 넣은 겁니다.
이렇게 다시 계산했더니 청년실업률이 23%가 나왔다는 겁니다. 정부가 발표한 실업률보다 두 배 이상 껑충 올랐습니다. 생각보다 심각하죠? 젊은이들이 사회에 첫발도 내딛지 못하고 좌절부터 경험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