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찬의 뉴스쏙] 실업자 되기도 힘들구나

청년실업률 정부 발표는 10.2%인데, 한국경제연구원은 23%라고?
실업률 정의 생각보다 좁아..1시간 아르바이트하면 전부 취업자 간주
지원서 안내고 토익만 준비하는 취준생..'실업자도 취직자도 아니다'
상식적인 실업자로 계산했더니 청년 4명중 1명은 실업 상태
  • 등록 2015-07-25 오전 10:00:00

    수정 2015-07-25 오전 10:00:00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정부가 최근에 발표한 6월 청년실업률은 10.2%입니다. 한 달만에 거의 1%포인트 가까이 오른 거고요, 외환위기 이후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메르스 때문에 더 충격이 컸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경제연구원의 내부 보고서에선 6월 청년층의 실업률이 23%로 나왔거든요. 10.2%는 뭐고 23%는 뭐냐, 헷갈린다, 이런 생각이 드실 텐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정부가 사용하는 실업률의 개념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좁습니다. 실업률이라는 게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아직 취직을 못한 사람이다, 이런 의미인데요, 여기서 ‘취직을 못한 사람’이라는 건 1주일 동안 1시간도 돈 버는 일을 못한 사람’ 이런 뜻입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취업준비생인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틈틈이 입사 지원서도 내고 있다, 이런 경우에도 어쨌든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 돈 버는 일은 한 거니까, 경제지표에서는 실업자가 아닌 취업한 사람으로 계산합니다.

신문 배달을 했건 치킨집에서 일했건, 아무튼 돈 버는 일을 조금이라도 했다, 그러면 전부 취업을 한 취업자로 간주하는 겁니다. 우리 상식하고는 꽤 차이가 있죠? 실업자가 되려면 집안 좀 넉넉해서 돈 걱정 없이 구직활동만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실업자가 되기 위한 또 하나의 조건이 있는데요, ‘경제활동인구’에 포함이 되어 있어야 취업자든 실업자든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4주 동안 구직활동을 한 사람, 더 정확하게 말하면 지난 4주 동안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내고 면접도 보고 하면서 실제로 구직활동을 한 사람만이 경제활동인구로 잡힙니다.

내가 아직 토익점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일단은 지원서 안내고 학원 다니면서 영어공부만 하고 있다, 이런 경우라면 이 사람은 실업자도 취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간주합니다.

어쨌든 지원서를 내거나 면접을 보거나 하지 않았으니까, 이런 청년들은 ‘일할 의사 없는 사람이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통계에서 아예 빼놓고 실업률을 계산하는 겁니다. 실업자 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국경제연구원의 내부 보고서는 고용보조지표라는 수치를 사용해서 실업률을 계산했습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과 달리, 여기선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추가로 취업이 가능한 사람, 또 지금은 지원서를 내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낼 의사가 있는 사람, 갑작스럽게 몸이 아프거나 집안 사정 때문에 당장은 못하지만 이후에 취업 활동에 나설 의사가 있는 청년들을 다 포함합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청년실업자라고 생각하는 개념을 대부분을 넣은 겁니다.

이렇게 다시 계산했더니 청년실업률이 23%가 나왔다는 겁니다. 정부가 발표한 실업률보다 두 배 이상 껑충 올랐습니다. 생각보다 심각하죠? 젊은이들이 사회에 첫발도 내딛지 못하고 좌절부터 경험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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