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맛 아는 사람들]“관급 나이트·호텔, 상권의 완성”

  • 등록 2014-12-18 오전 8:10:26

    수정 2014-12-18 오전 8:10:26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상권은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 서울 25개구 내 주요 상권만해도 3~4곳에 달한다. 이들 100여 개의 상권이 시시각각 변해 간다. 이는 한 번도 장사를 해보지 않았던 투자자들이 상가 투자가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한다.

이번 ‘돈맛 아는 사람들’의 주인공은 커피 프랜차이즈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이기종(사진) 달콤커피 이사다. 그는 드롭탑, 달콤커피 등 신규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고 있다. 이 이사는 “상권분석은 이론이 아니라 실전이 중요하다”며 “기본적인 이론을 알고 있으면 무모한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이사에게 들어본 실패하지 않는 상가 투자법 5가지다.

①‘물이 고이는’ 낮은 평지에 상권형성

상권을 고를 때 첫 번째 조건은 높거나 가파른 지대가 아닌 낮은 평지다. 이 이사는 물을 떨어뜨렸을 때 물이 고이는 곳을 생각하면 쉽다고 설명했다. 높은 언덕이나 경사지에는 상권이 잘 형성되지 않는다.

강남의 최대 상권인 강남역만 해도 매년 홍수로 걱정할 정도로 지대가 낮다. 최근 강남역을 중심으로 확장되는 상권은 가파른 지역이 있지만 이들의 경우 강남역에서 떠밀려서 올라간 상권이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경우도 주변 지대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상대적으로 지대가 높은 신논현역 인근은 상권이 잘 형성되지 않는다. 이 이사는 “심리적으로 지대가 높거나 가파르면 안정적으로 느끼지 않는 것 같다”며 “상권을 선택할 때는 낮은 평지인지를 가장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②상권의 완성은 숙박업소, 관급 나이트

상권도 생태주기처럼 다양한 과정을 거쳐 변화한다. 처음 시작되는 생성기를 거쳐 성숙된 뒤, 한창 전성기를 누리다가 쇠퇴기로 내리막 길을 걷는다. 상권이 성숙기에 접어드는 마지막 단계에 들어서는 것이 바로 모텔 등 숙박업소다.

이 이사는 “상권이 성숙해서 완성되는 단계가 되면 상권이 끝나는 지역에 모텔 등의 숙박업소 등이 들어선다”고 말했다. 예를들어 신촌의 경우 상권이 끝나는 지역에 모텔촌이 형성돼 있다. 강남역 상권은 땅값이 너무 비싸 예외적인 경우지만 지방 상권은 거의 대부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관, 국빈관 등 관급 나이트가 있는 상권도 유동인구가 많은 좋은 상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이사는 “상권을 분석할 때 모텔 등 숙박업소와 관급 나이트를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대형 나이트의 경우 유흥업소에 관계된 다양한 연관 업종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A급 상권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③‘인파 떠밀려 나오는’ 푸시의 법칙

지하철역 입구나 버스 정류장 등 사람들이 떠밀려서 나오는 입구 상권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등에선 뒷사람에게 밀려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아무리 사람들이 많이 다녀도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

이 이사는 “버스정류장 바로 앞도 마찬가지”라며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앞 만보고 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상권은 되레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의 동선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상권에 큰 걸림돌이 된다. 가로등, 가로수 등 장애물이 있는 곳도 웬만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④“사람들의 동선을 파악하라” 오른쪽의 법칙

상권 분석은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오른손 잡이이기 때문에 퇴근길이나 통행길에 왼쪽보다는 오른쪽에 있는 상권이 더 잘 된다.

때로는 사람들이 주로 이동하는 동선을 그려보는 것도 상당히 유용하다.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사람들이 어떤 동선을 거쳐 집으로 가는지, 주로 이동 하는 길과 최단 거리를 파악하면 유동인구가 많은 곳도 알 수가 있다. 같은 역세권, 같은 상권이라도 사람들이 주로 어디로 다니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⑤여대앞 커피숍은 스타벅스만 바글바글

흔히 여대 앞 커피숍은 장사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이화여대 앞에서 장사가 잘 되는 커피숍은 스타벅스가 유일하다. 다른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뭘까.

이 이사는 “흔히 여대생들이 비싼 커피를 많이 마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여대생들끼리 편하게 커피를 마실 때는 고가 커피보다는 저렴한 커피숍을 훨씬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우 인근에 경쟁업체가 없는 곳이 경쟁력이 있다”며 “아직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더라고 주변에 경쟁업체가 없다면 매출이 높게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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