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4일 ‘우리는 김정은 동지밖에 모른다’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누가 감히 우리 수령님을’, 어제날 종파 나부랭이들의 숨통에 권총을 들이대고 불을 토했던 투사들의 외침소리는 결코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누가 감히 우리 수령님을’이라는 발언을 한 ‘투사’는 최룡해의 부친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을 뜻한다.
김일성과 함께 활동한 항일 빨치산 거물인 최현은 지난 1956년 ‘8월 종파사건’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회의장에서 권총을 뽑아들고 박창옥 등 ‘소련파’와 윤공흠, 서휘 등 ‘연안파’의 기를 꺾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이 회의를 계기로 김일성 당시 수상은 소련파와 연안파를 숙청하고 유일 지배체제의 기틀을 구축할 수 있었다.
북한에는 최현과 가까웠던 원로들이 여전히 생존해 있고, 최현의 부하들이 군부에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복무를 하지 않은 최룡해가 인민군 대장에 이어 차수에 오른 된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노동신문 정론은 최룡해를 ‘충신 가문’으로 소개함으로써 앞으로 북한에서 최룡해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룡해는 1998년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비리 사건’에 연루돼 다른 고위 간부들과 해임됐으나 유일하게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고 평양시 상하수도관리소 당 비서로 좌천됐다가 2003년 8월 노동당 총무부 부부장으로 복권됐다.
그러나 장성택이 2004년 ‘분파행위’ 혐의로 업무정치 처분을 받을 때 함께 다시 물러났다가 재기한 장성택에 의해 2006년 황해북도 노동당 책임비서로 기용됐다. 이후 그는 2010년 대장 승진에 이어 지난해 4월에는 차수에 오르며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맡았다. 2012년 12월에는 대장으로 강등되기도 했지만, 올 2월 차수 계급을 회복했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6일 장성택의 실각과 관련해 언급하면서 “최룡해의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12일 새누리당 의원모임 특강에서 “리영호 총참모장과 장성택의 실각이 ‘실질적인 권력승계’였다면, 최룡해는 결국 권력승계과정의 끝 부분에 있지 않을까”라며 최룡해가 다음 숙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한편, 노동신문은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의 유일 지배체제가 강화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정론은 “이 하늘에선 수령의 피가 아닌 다른 피를 가진 인간은 숨 쉴 공기도 없고 설 땅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것에 대해서는 “그가 누구이건 수령을 모르고 감히 도전해 나선다면 설사 피를 나눈 혈육이라 해도 서슴없이 징벌의 총구를 내대는 대쪽 같은 사람, 그것을 곧 혁명으로 알고 혁명가의 본능으로 아는 사람이 진짜 신념의 강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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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장성택 공개 처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