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 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면서 불법 선거 논란이 나올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결과에 따라 각 정당은 물론 정치권 전반의 지형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최대 승부처인 분당을에서 한나라당은 여당답게 안정 속의 개혁을 강조하고 있고,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의 인물론을 내세우며 선거 결과를 자신하고 있다.
강원에서는 한나라당의 ‘불법 전화홍보’에 민주당의 ‘1% 초박빙 허위 문자’ 사건, 김해을에서는 ‘특임장관실 수첩’ 논란이 확산되면서 상호 비방전도 가열됐다.
각 선거구마다 막판까지 승부를 예견할 수 없는 대혼전 양상이 벌어졌던 만큼, 민심이 과연 어떻게 드러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상청의 예보대로 분당과 강원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고, 경남 김해는 비가 그쳐 안개가 낀 정도이다.
관전 포인트는 역시 얼마나 투표를 하느냐이다. 날씨를 보는 것도 투표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통상 투표율이 40%를 넘으면 야당에, 그렇지 않으면 여당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는 여론조사결과 재보선 지역의 유권자 중 64.1%가 반드시 투표에 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오늘 투표 종료 시간은 과거 선거 때보다 2시간 늦은 밤 8시까지이다. 비오는 굿은 날씨임에도, 혼잡한 교통상황 속에서도 일단 소중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하고 볼 일이다.
각 후보자들의 당락은 오늘 밤 11시쯤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친서민 중심의 공정사회론, 대기업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드라이브에 이어 정부가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의 발언이다.
요지는 ‘거대권력이 된 대기업에 대한 제도적 견제가 필요하다, 따라서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연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신한금융, 삼성전자, 포스코 등을 예로 들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이 5%의 지분을 갖고 있는 2대주주로서 보유지분이 이건희 회장보다 많은데 과연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을 제대로 했는지 의문시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신한금융의 경영권 분쟁에서 국민연금이 일본계 주주와 달리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결국 ‘연기금과 같은 공적 자본이 재벌지배구조를 견제해야 한다, 시장의 취약한 공적기능을 활성화시킬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이에 대해 재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기금 사회주의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나친 경영권 간섭은 경영 안정을 해쳐 기업가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연금의 절반은 기업 부담으로 조성된 것인데 오히려 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는 기업의 의사결정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파문이 커지자 청와대는 "곽 위원장의 사견"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김희정 대변인은 “청와대와 사전 조율이나 보고가 없었고 앞으로 논의해 봐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방침,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 발언도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대기업간 긴장강도가 계속 높아질지 주목된다.
◈ 벤 버냉키의 입
오늘과 내일 미국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린다. 벤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미국 현지 시각으로 오늘 낮 1시쯤, 우리 시각으로 내일 새벽 3시쯤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1914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창립 이후 100여년 만에 처음 있는 기자회견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된다.
통상적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끝난 다음에는 회의 결과를 담은 성명서 하나가 발표되고 말았다. 이번에는 45분 동안의 기자회견을 통해 보다 직접적인 시그널을 시장에 주는 셈이다.
미국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위해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해왔다.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주는 방식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온 것이다.
그런데 이런 양적완화정책이 6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따라서 양적완화정책이 종료된 뒤 어떤 정책수단이 나올지 시장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금리인상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급격한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긴축으로 돌아서되 그 속도는 매우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양적완화정책이 끝나, 미국 국채를 사주는 큰 손이 없어지면 세계 금융시장에는 유동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신흥국으로 몰려들었던 외국인 자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이다. 일단 미국 증시는 버냉키의 기자회견을 앞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실적 개선 소식에 힘입어 3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버냉키의 메시지가 무엇이고 앞으로 국내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