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에도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행사많은 2월… 선물 컨설턴트가 말하는 ‘센스있는 선물법’
“시골집에서 직접 짠 2007년산 참기름이에요 미끌미끌 만사형통하시길”
  • 등록 2007-02-07 오전 9:22:18

    수정 2007-02-07 오전 9:22:18

▲ 센스있는 선물 노하우를 제공해준 이종선‘델라 기프트’대표.

[조선일보 제공] 선물. 잘하면 ‘관계’를 공고히 해주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잘못하면 센스 없는 사람이 되고만다. 2월에 빼곡히 들어선 졸업식, 밸런타인 데이, 설날에 어떤 ‘좋은 선물’을 해야 할까. 13년간 개인과 기업 이미지 관리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유명세를 날린 이종선(42) 이미지 연구소 대표는 최근 ‘선물도 이미지 싸움이다’라는 모토를 내걸고, 최근 선물 컨설팅업체인 ‘델라 기프트(Della Gift)’를 런칭했다. 그녀에게 한 단계 센스 ‘업(Up)’ 시키는 선물전략을 알아봤다.

◆선물, 이런 건 ‘임팩트’가 없어요~

명절용 ‘백화점 선물세트’는 가장 고르기 편하지만, 센스 있는 선물로는 ‘꽝’이다. 이종선 대표는 “이런 선물을 받은 경우, 다른 상품으로 교환해버리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배송 직원이 아예 ‘이 제품 대신 백화점 상품권을 받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상품권 역시 유용하기는 하지만 특별히 기억되기 힘들어 특히 기업 선물로는 적절치 않다. 인기 품목인 한우 선물에도 맹점은 있다. 요즘 핵가족 시대에 역행한다는 것. 주변 사람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넥타이나 스카프 종류는 취향을 정확히 알아야 애물단지가 되지 않고, 화장품도 상대의 피부 타입과 좋아하는 색조를 정확히 파악한 뒤 선물해야 한다.

◆메시지로 이미지 업그레이드 시키세요~

“예전에 수익금 전부를 불우 어린이 개안 수술에 쓰셨다는 춘천 참기름 할머니를 알게 됐어요. 그 할머니가 짠 참기름을 구입해 ‘이런 좋은 일에 쓰이는 참기름이 가짜일 리 있겠어요?’라는 메시지를 담아 선물을 드렸더니, 다들 정말 좋아하시는 거예요. 저도 좋고, 할머니도 좋고, 받는 사람 기분까지 밝아지는 선물이었죠.” 이 대표는 “값이 좀 저렴하더라도 선물 자체의 의미를 되새기거나 뜻이 담긴 메시지를 적어 보낸다면 받는 사람의 기분은 사뭇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녀가 추천해준 몇가지 아이템.

★미니 지구본 + ‘지구를 한 손에 쥐어보세요’

흔한 지구본에 ‘선배님, 한 손에 쥐어 보세요. 세상이 선배님 손안에 있어요’라는 카드 메시지 하나를 곁들여보자. 선물의 가치가 달라진다.

★호두까기 인형 + ‘이 인형이 밤새 당신을 지켜주는 수호천사야~’

동화 ‘호두까기 인형’에서 착안한 아이디어였다. 그냥 평범한 인형이 될 뻔했던 작은 선물이었지만, 그 메시지 덕에 그 선물은 영원히 간직하고픈 ‘마음속에 전사’가 됐다.

★에스프레소잔 + ‘초심을 간직하겠어요’

에스프레소는 모든 카페라테나 카푸치노를 만들 때 기본이 되는 진한 농축액. ‘에스프레소가 커피의 시작이듯 기본에 충실하겠어요’란 메시지에 훨씬 의미 있는 선물이 된다.

★와인 + ‘와인별 어원’

남아공 탄디(Thandi) 와인은 흑인 빈민 구제와 자선을 위한 프로젝트로 탄생한 와인. ‘다 함께 사랑을’이라는 뜻이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좋다. 칠레 알칸스 카베르네 쇼비뇽은 ‘정상의(alcance)’라는 뜻. ‘당신은 최고’라는 의미로 선물할 수도 있다. 또 칠레 유기농 와인으로 유명한 코얌 와인의 경우 ‘윤리 경영’, ‘실속 경영’이라는 기업 이미지와 연결시키면 좋다.
 


★평범한 멸치나 과일, 쌀에도 의미를 담을 수 있다.

멸치의 경우 ‘우리가 골다공증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지만, 건강하게 이겨내 봅시다’라는 유머를 곁들일 수 있고, 과일이나 쌀의 경우 ‘우리 고향에서 생산한 제품인데, 함께 나눠 먹읍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첫 느낌을 잡으려면, 포장을 ‘업글’하세요~

이 대표는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포장 말고, 언제라도 쓸 수 있는 포장을 하는 센스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컵 세트나 와인 세트, 과일 상자 밑바닥에 까는 천. 이것도 그냥 버릴 게 아니다. 고급 천을 끊어 일일이 마감질을 하고 나면 충분히 재활용이 가능해 진다. “식탁보로 쓰시는 분도 있고, 세탁기나 김치냉장고 덮개로 사용하시는 분도 있고, 심지어 스카프로 응용하시는 분도 있더라고요.”

또 과일 상자를 덜렁 배달시키는 게 아니라 반 정도를 덜어 예쁜 접시 위에 얹어 포장한 뒤 배달하면 색다르다. 특히 제 돈 주고 사긴 아깝지만(혹은 부담스럽지만) 선물 받고 싶었던 유명 상표의 고급 접시라면 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보통 명절 때 집으로 선물 보낼 경우 주로 부인들이 받잖아요. 처음 풀어보는 사람의 취향을 고려하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여성들의 감성에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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