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출판업계가 바빠졌다. 이른바 ‘노벨문학상 효과’다. 2023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욘 포세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출판사들은 스웨덴 한림원의 수상자 발표 직후 비상이 걸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저녁 노벨문학상이 발표되자마자 수상자인 노르웨이 대표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욘 포세의 책 판매량이 급증했다.
포세는 국내에서 잘 알려진 작가는 아니지만,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국내에 출간된 포세의 작품은 약 7종(큰글씨책 2권 포함하면 총9권)으로, 장편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문학동네)과 ‘보트하우스’(새움), ‘저 사람은 알렉스’(지식을만드는지식)를 비롯해 연작소설 ‘3부작’(새움), 희곡집 ‘가을날의 꿈 외’(지만지드라마), ‘이름/키타맨’(지만지드라마), 그림동화 ‘오누이’(아이들판)가 국내에 번역돼 있다.
2019년 포세의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을 내놓은 문학동네는 현재 보유한 재고가 소진돼 최대한 제작일정을 앞당겨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수요가 폭증해 6일 기준 1600여부의 주문이 들어온 상태”라고 말했다.
책 ‘아침 그리고 저녁’은 평범한 어부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묻는 작품이다. 인간 존재의 반복되는 서사, 생의 시작과 끝을 독특한 문체에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 (사진=문학동네ⓒTom A. Kolsta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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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의 장편소설 ‘멜랑콜리아’의 국내 출간을 준비하던 민음사는 출간 일정을 앞당겼다. 당초 이달 20일 출간 예정이었던 ‘멜랑콜리아 I-II’ 합본판을 오는 13일 출간을 목표로 빠른 제작에 들어갔다. 현재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온라인 서점들에서는 6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이 작품은 1995년과 1996년 노르웨이에서 발표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노르웨이 문학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순뫼레 문학상과 멜솜 문학상을 함께 수상했다. 실존했던 노르웨의 출신 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비극적 일생을 소설화했으며, 기존의 전기적 구성을 파괴하고, 제자리를 맴도는 듯한 불투명한 서사 등을 통해 인간의 본원적 불안과 생명의 빛에 대한 희구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5일(현지 시간)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21세기의 사뮈엘 베케트’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를 호명했다. 한림원은 “그의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은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목소리를 부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