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차량에서 꺼낸 가방…'유나 가족' 지문과 일치했다

'유나 양 가족' 차량, 송곡항 앞바다에서 발견
트렁크에 있던 가방, 지문 채취한 결과 '일치'
  • 등록 2022-06-29 오전 8:45:26

    수정 2022-06-29 오전 8:45:26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제주 한 달 살기’ 체험을 한다며 떠났다가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10)양 가족의 승용차가 완도 앞바다 속에서 발견됐다.

차량 트렁크에 있던 가방에서 채취한 지문은 유나 양 가족의 지문과 일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2분경 완도군 신지도 송곡항 방파제 인근 수중에서 아우디 차량이 발견됐다. 차량 번호판은 유나 양의 아버지 조씨(36)의 차량 번호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은 뒤집힌 상태로 트렁크가 열려 있었으며, 수심 10m 바다 밑바닥 갯벌에 박혀 있는 상태였다. 이 차량은 2018년 조씨가 장기 임차한 승용차라고 전해졌다.

28일 오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방파제로부터 80m 지점 가두리 양식장 아래에서 실종된 조유나(10) 양 가족의 차량으로 추정되는 아우디 승용차가 발견됐다. 경찰이 수중에 있는 차량 내에서 여행용 가방을 건져 올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찰은 트렁크에서 옷가지와 목 베개 등 일상적인 물품이 들어 있던 여행용 가방과 손가방 등 일부 유류품을 회수했다. 가방의 지문을 채취한 결과, 유나 양 가족과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차량 문은 잠겨 있었고 물이 탁한 데다 유리창이 짙은 색으로 선팅돼 차량 내부에 유나 양 가족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해경 관계자는 “가족이 있을 경우 유리창을 부수고 강제로 진입하면 신체가 조류에 휩쓸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29일 오전 10시 크레인이 장착된 철선을 동원해 차량을 그대로 인양할 계획이다.

한편 유나 양은 재학 중인 초등학교에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제주에서 농촌 한 달 살기를 하겠다”는 계획으로 교외 체험 학습을 신청했다.

그러나 16일 이후에도 유나 양은 등교를 하지 않았고, 결국 학교 측은 지난 22일 경찰에 신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유나 양 가족은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제주가 아닌 전남 완도군의 한 숙박업소에서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의 아우디 차량은 지난달 30일 밤 11시 6분쯤 송곡선착장 앞에 있는 송곡 마을버스 정류장을 지나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고, 유나 양 아버지 조씨의 휴대전화 신호는 다음 날 새벽 4시 16분쯤 끊겼다.

조씨 가족은 그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가 운영하던 컴퓨터 매장은 지난해 6월 폐업했으며, 유나 양의 어머니 이씨 또한 그 무렵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유나 양 가족이 살던 광주 남구의 아파트엔 채권추심기관의 독촉장 등이 쌓여 있었으며, 경찰은 조씨 부부가 생활고 등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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