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독일 다국적 제약사 바이엘(BAYN)이 당뇨병 동반 신장질환 치료제 ‘케렌디아(Kerendia)’의 효능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케렌디아는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성인 만성 신장질환 환자에서 염증과 섬유화를 표적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다.
케렌디아는 바이엘이 블록버스터에 도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대주다.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어 올해 2월에는 유럽연합(EU), 3월에는 일본, 이달 중순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승인을 받으면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바이엘은 케렌디아의 매출로 최대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을 예상했다.
24일 바이엘은 유럽 심장 학회(ESC)의 심부전 회의에서 △좌심실 비대증 △만성 신장 질환 △제2형 당뇨병의 병력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에서 ‘케렌디아’의 이점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 케렌디아 (사진=바이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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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엘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위약과 비교해 케렌디아가 2형 당뇨병과 관련된 만성 신장 질환, 심혈관이나 신장의 위험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엘은 “좌심실비대를 가진 환자와 그러지 않은 환자 모두에게 입원 위험이 감소됐다”며 “특히 좌심실비대를 가진 환자에게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영향에 간밤 바이엘의 주가는 1.15% 상승한 주당 64.47유로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35.21% 상승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약세에도 불구하고 높은 주가 상승세를 보여줬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등을 개발하지 않았음에도 케렌디아의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케렌디아는 케렌디아는 비스테로이드성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다.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과활성화를 억제해 염증과 섬유화를 줄이고 신장 손상을 억제하는 것이다.
바이엘은 48개국 1만3000명의 환자로 구성된 2건의 3상 시험 결과를 결합한 데이터 세트에서 심장 질환 병력이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환자의 심각한 심장 및 신장 결과의 위험을 줄였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심장병 병력이 있는 환자들은 훨씬 더 큰 감소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 최근 1년 바이엘 주가 추이 (자료=Google 금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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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에는 기존에 널리 사용되던 당뇨 치료제인 ‘포도당나트륨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 이외에 또 다른 치료 옵션, 병용요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케렌디아는 존슨앤존슨(JNJ)의 인보카나(Invokana)와 아스트라제네카(AZ)의 포시가(Farxiga)와 같은 SGLT-2 신장 질환 치료제의 라이벌로 여겨진다. 국내에서도 SGLT-2 억제제의 물질 특허가 2023년 4월 종료되는 것에 대비해 복제약 개발에 한창이다.
병용요법의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1월 바이엘이 공개한 데이터는 케렌디아가 SGLT-22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게 사용했을 때 심장과 신장에 추가적인 이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케렌디아의 환자 기반을 크게 증가시켜 더 큰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바이엘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