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걸음걸이 달라진 부모님... 알고보니 '퇴행성 관절염'

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 등록 2021-01-15 오전 7:13:54

    수정 2021-01-15 오전 7:13:54

[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오랜만에 부모님 댁을 찾은 최모 씨는 어머니의 걸음걸이가 평소와 달라져서 주의 깊게 살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유난히 힘겨워 보였고, 앉았다 일어날 때면 앓는 소리를 냈다.

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손주들과 간식을 사러 간다며 나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눈물이 났다. 나이가 들면서 다리가 O자로 변하고 키도 부쩍 줄어든 느낌 이었다. 병원에 가보라는 말에도 그저 괜찮다고만 하시는 어머니에게 버럭 화를 냈고, 강제로 끌고 가다시피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어머니는 중기 퇴행성 관절염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다행히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의사의 말에 안심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만성질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관절염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1년 사이 11.8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중 60~70대의 비율이 무려 83.4%에 이른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발병이 늦어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무릎 통증을 노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 방치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연골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다 닳아 없어져 뼈끼리 부딪치기 전까지는 통증과 호전을 반복하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부모님의 걸음걸이가 이상하거나 다리 변형이 생겼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초기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약물치료, 주사치료, 체중조절 등 보존적 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 중기의 경우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환자 상태에 따라 근위경골절골술(휜다리 교정술)이나 줄기세포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을 만큼 연골 손상이 심한 경우 손상된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해주는 인공무릎 관절 치환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최근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인공관절수술도 고령 환자들의 부담을 최소화 하는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고, 환자 상태에 따라 로봇인공관절 수술로도 진행할 수 있다.

무릎 건강은 나빠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인공관절이 좋아졌다고 해도 건강한 내 무릎보다 좋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연골 손상은 한번 진행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기 때문에 괜찮다고만 하시는 부모님 말에 안도하지 말고, 부모님 걸음걸이가 불편하게 변했는지 관심을 갖고 살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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