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붓는 부종... 함부로 이뇨제 복용은 위험

부종은 신장기능 이상 외에도 신장질환, 간장질환, 심장질환 등 다양
특발성 부종은 임신중 나타나며 생명엔 지장 없어
몸이 자주 부으면 정확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
  • 등록 2017-08-22 오전 6:04:00

    수정 2017-08-22 오전 6:04:0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수년 전부터 자고 나면 얼굴이 붓고 소변량이 줄어드는 증상에 시달려온 주부 김모 씨(38). 특별한 병은 없었으나 항상 부기가 빠지지 않아 약국에서 이뇨제를 사서 하루에 2~4알씩 복용해 왔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이뇨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소변이 나오지 않는 지경에 이르러 병원을 찾았다.

우리 주위에는 김 씨처럼 몸이 붓는 증세로 오랫동안 고생하는 사람, 특히 여성이 많다. 대부분 김씨처럼 약국에서 약을 사먹다가 증세가 악화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떤 이유로 몸이 붓는 현상, 즉 부종이 나타나는지 그 원인과 치료에 대해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장내과 권순효 교수와 세종병원 신장내과 강재영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부종은 신장기능 이상 외에도 다양

부종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우리 신체조직 틈 사이의 조직액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상태를 말한다. 이처럼 혈관 바깥쪽의 세포와 세포 사이에 있는 수분인 간질액이 증가하는 현상은 전신에 나타나기도 하고 얼굴이나 다리 등 국소 부위에 나타나기도 한다.

전신적인 부종의 원인으로는 신장질환, 간장질환, 심장질환, 영양결핍과 함께 갑상선기능 저하증, 임신, 에스트로젠이나 혈관확장제의 투여 등을 들 수 있다. 국소적인 부종은 염증과 알레르기성 피부염, 정맥 또는 임파선의 폐쇄 등이 원인이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관절염이나 두통 등으로 부신피질 호르몬제, 즉 스테로이드나 소염 진통제를 자가처방으로 복용한 뒤 부어서 오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부신피질 호르몬제는 얼굴이나 뒷목의 지방질을 증가시켜 얼굴이 붓는 것 같이 느낄 수 있으며, 소염 진통제는 신장의 원활한 수분 배설을 막기 때문에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부종이 있는 경우에는 원인 질환을 알기 위해 의사의 진찰 및 검사가 필요하며 원인이 될 만한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신장의 이상으로 인한 부종은 소변 검사에서 단백뇨가 나타나거나 혈액 검사에서 신장기능의 이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간단한 검사로 알 수 있다.

심장에서 오는 부종은 이전부터 고혈압 등 심장과 관계되는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얼굴이나 다리 등이 붓고 숨이 찬 증상이 같이 나타날 때 의심할 수 있다. 대개 누워 있을 때 더 심하고 앉으면 좀 덜해진다. 흉부 X선 촬영이나 심전도, 심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진단할 수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의한 부종은 다리를 손으로 꾹 눌러도 잘 들어가지 않을 만큼 딱딱하게 붓고 변비나 무력감 등이 같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혈액 검사로 쉽게 알아낼 수 있다. 간의 이상으로 생기는 부종은 종종 복수나 황달 등이 같이 생기며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로 알 수 있다. 그러나 부종이 있다고 해서 이 모든 검사를 다 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하면 되고, 필요에 따라 정밀검사를 받는다.

◇특발성 부종, 서서 일하는 여성에게 많아

몸이 붓는다고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위와 같은 병이 있는 사람보다는 뚜렷한 원인을 밝힐 수 없는 사람이 더 많다. 뚜렷한 원인 없이 몸이 붓는 증세를 ‘특발성 부종’이라고 하는데, 주로 얼굴이나 손발에 나타난다. 자고 나면 눈두덩이 붓고 반지나 신발이 맞지 않는 일이 흔히 있다.

특발성 부종은 주로 가임기의 여성에게 많이 생기며, 생리 주기에 따라 증상의 완화와 악화가 반복되는 수도 있다. 생리불순이나 만성적인 변비가 있는 사람,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 또한 음식을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들거나 짜게 먹는 사람,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 등에게서 잘 나타난다. 실제로 이런 환자들 중에는 식당에서 일하거나 하루 종일 서서 장사를 하는 여성이 많다.

하지만 특발성 부종은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으며, 검사를 해봐도 신장이나 간, 심장, 갑상선에 이상 소견이 보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부종을 다스리기 위한 생활원칙

특발성 부종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모세혈관벽의 투과성 변화 및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서 일하는 생활습관, 호르몬계의 이상 등이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발성 부종의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습관과 식사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 중 많은 수가 의약분업 이전에 자신의 판단만으로 장기간에 걸쳐 이뇨제를 남용해 약 부작용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환자들은 약을 바꾸거나 중단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강 과장은 “이뇨제를 복용하면 바로 소변량이 늘고 부기가 빠지지만 복용을 중단하면 이전보다 소변이 더 안 나오게 될 뿐만 아니라 장기 복용시에는 신장에 석회질이 쌓이면서 기능이 악화돼 다시는 회복될 수 없는 만성 신부전에 이를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그는 또 “몸이 자주 붓게 되면 우선 정확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진단 결과 큰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을 때는 불안에 떨면서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며 같은 검사를 반복하거나 불필요한 약을 사먹기보다는 1차적으로 식사습관이나 생활습관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 치료의 실마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생활 속 부종 예방법

1. 싱겁게 먹기

2. 스트레칭 하기

3. 오래 서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인 경우 중간에 다리를 올려서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한다.

4. 소염진통제(관절약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음), 스테로이드 제재는 부종을 잘 일으키므로 복용 중인 약물을 확인한다.

5.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간기능 이상, 빈혈, 신장기능 이상, 심장기능 이상 등 부종을 일으키는 질환이 있는지 전문의에게 가서 검사한다.

6.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에 따라 부종이 발생하는지 관찰해야 한다. 폐경 이후 부종이 잘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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