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클라우드 컴퓨팅계의 공룡 세일즈포스닷컴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일즈포스닷컴을 사들일 것이라는 루머도 함께 퍼지고 있다. 만약 이 딜이 성사될 경우 50조원이 훌쩍 넘는 미국 정보기술(IT) 역사상 최대 M&A가 된다.
“회사 인수할 곳 찾는다”…주가 12% 폭등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들이 동반 하락하는 약세장 속에서도 세일즈포스닷컴 주가는 장중 15%나 폭등하며 서킷 브레이커로 거래가 일시 정지됐다. 거래 재개 이후 소폭 조정을 보였지만 하루만에 12%나 급등한 74.65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M&A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세일즈포스닷컴이 월가 투자은행들을 자문사로 선정하고 잠재적인 회사 인수자를 찾기 위한 시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인수 대상자들의 이름이 거론되진 않고 있지만 자문사들이 잠재적인 인수자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S가 유력…오라클·SAP에 앞선 정황들
특히 미국 경제 전문지인 포춘은 취임 이후 이렇다할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샤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가 세일즈포스닷컴 인수를 통해 게임 체인저로서의 첫 행보를 띨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았다. 현재 시가총액이 4000억달러로 미국내 2위를 기록하고 있고 보유하고 있는 현금만 950억달러에 이르는 MS가 재정적 여력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는 게 포춘의 생각이다.
더구나 MS는 나델라 CEO 취임 이후 세일즈포스닷컴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두 회사는 제휴를 맺어 MS의 오피스365와 세일즈포스닷컴의 온라인 생산성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마케팅해왔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창업주 겸 CEO 역시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나 전임자인 스티브 발머와 비교하면서 나델라의 탁월한 리더십을 칭찬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CRM분야 최강자…탁월한 경쟁력
이런 데이터와 정황들을 배제하고 세일즈포스닷컴이 가진 경쟁력만 놓고 봐도 클라우드에 올인하는 MS에게 이 회사는 가장 큰 매력을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 고객관계관리(CRM)에 있어서는 MS가 시장내에서 세일즈포스닷컴에 오히려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현재 CRM 시장에서 세일즈포스닷컴은 1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13%인 SAP와 10%인 오라클, 7%인 MS를 모두 앞서 있다. 오는 2018년까지 1500만명의 최종 소비자를 늘려 지난해보다 600만명 늘릴 것이라는 게 가트너의 전망이다. 스티븐 R. 쾨니그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CRM에 관한 한 세일즈포스닷컴을 따라잡을 곳은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모든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세일즈포스닷컴의 경쟁력은 더 탁월하다. 현재 CRM을 자체 데이터센터로 운영하는 기업은 전체 40% 수준이지만, 가트너는 이 비율이 2020년이면 25%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이 클라우드로 옮겨갈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세일즈포스닷컴은 지난 2013년에 24억2000만달러를 들여 마케팅 전문업체인 이그젝트타깃을 인수해 데이터 분석과 관련 제품 개발 등 사업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