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화폐로 성장 못하고 쇠퇴..높은 변동성 때문"

"화폐의 '가치척도' 조건 충족 못해"
가치저장 및 결제수단 기능은 긍정적
  • 등록 2013-12-14 오후 12:00:00

    수정 2013-12-14 오후 12:00:0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비트코인의 성장이 제한되는 이유가 높은 변동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쇠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는 14일 내놓은 ‘비트코인의 성장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화폐의 세 가지 조건 중 ‘가치척도로서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화폐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치저장 수단’과 ‘결제수단’으로서의 장점은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발행 총량이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제한돼 있다는 희소성이 성장요인으로 작용한다. 김형우 연구원은 “최근 주요 기축통화들이 팽창적 통화적책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못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수단 측면에서도 국제거래시 세금 및 수수료 등이 없어 인터넷 상점을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비트코인 거래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최저 0.0005비트코인(11일 기준 약 0.46달러)이다. 거래금액이나 해당 비트코인 채굴시기에 따라 수수료가 없는 경우도 있다.

비트코인 사용이 가능한 곳은 지난 3일 기준 1373곳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아마존, 이베이, 페이팔 등도 비트코인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알려졌다.

비트코인 가격 및 일별변동폭(좌) 및 월별 변동성 표준편차(우) <자료: Bitcoinchart.com, KCIF>
반면, 가치 척도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분석이 나왔다. 높은 변동성 때문이다. 이는 투기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트코인은 올해 4월 키프러스 사태시 러시아의 대규모 매수, 이후 버냉키 의장의 발언, 중국 정부의 긍정적 태도 등으로 거래량이 급증했고, 가격도 120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럽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이를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격이 크게 내렸다. 해킹 및 탈세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최근 변동성이 확대되서다.

이날도 노르웨이 정부가 실제 화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는 물론, 민간화폐로서도 발전할 가능성이 낮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인터넷 상점들도 도입을 취소하거나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김형우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가치저장 수단 및 결제 수단으로서의 기능이 약화되며 향후 쇠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변동성이 축소되고 가치 척도로서의 기능이 회복되면 저비용 결제 수단으로서의 역할은 일부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은 동전이나 지폐처럼 실생활에서 쓰이는 게 아니라 온라인 거래에서 쓰이는 화폐다. 정부나 중앙은행의 개입 없이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다. 난해한 수학 문제 같은 암호해독 작업을 거쳐 획득할 수 있으며, 2145년까지 2100만 개까지만 채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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