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장기불황에 지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경기 회복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노총각 대열에 합류한 지 오래인 직장인 이성환(41)씨의 새해 소망은 금연과 결혼이다.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을 밥 먹듯 하다 보니 혼기는 넘기고 담배만 늘었다. 이씨는 “해마다 금연이 새해 소망”이라며 “올해는 꼭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주변에서 장가가라고 성화”라면서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며 웃었다.
올해 3월 결혼하는 예비부부인 강대경(35)·김혜선(34)씨는 새해 소망으로 전셋값 안정과 아이를 낳아 걱정 없이 키울 수 있는 보육환경 개선을 꼽았다. 강씨는 “신혼집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면서 “전셋값이 안정돼야 젊은 사람들이 부모의 노후자금을 축내지 않고 결혼할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김씨는 “둘 다 고향도 멀고 서울에서 수원까지 통근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 키워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면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아프니까 청춘’인 20대는 취업 걱정, 진로 모색과 함께 대학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랬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이수지(21)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에 나선 3년 차 직장인이다. 이씨는 “대학을 다니는 언니가 등록금 부담과 취업 걱정에 많이 힘들어한다”며 “청년 구직자들을 위해 일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060세대들의 소망에는 가족들에 걱정이 물씬 묻어난다. 좋은 직장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
광명시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김보연(65)씨는 “뭐니뭐니 해도 건강한 게 최고”라며 “건강해야 자식들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 아들 딸들과 손주들도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게 가장 큰 소원“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거주는 김정수(54)씨의 새해 소망은 아들의 정규직 전환이다. 김씨의 슬하에는 아들과 딸 둘 뿐이다. 그런데 딸은 정규직, 아들은 비정규직이라 아들에게 마음이 더 쓰인다. 김씨는 “정규직 딸은 출가했지만, 비정규직인 아들은 장가도 못 가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돼서 우리 아들도 정규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