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해외에 정착하기 위해 국내 재산을 처분하고 반출하려는 이민 희망자 들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에 대해 필자가 고객과 상담한 내용을 중심으로 알아보기로 하자.
필자의 고객은 대기업에서 16년간 직장 생활을 하다 지난 해 호주로 이주한 40대 중반 퇴직자인데, 그는 수 년 전부터 두 딸을 호주로 유학 보내고, 아내가 같이 뒤따라가서 뒷바라지를 왔기 때문에 이른바 기러기 아빠 생활을 적지 않게 하였다. 그런데 4년 전 부친으로부터 상속 받은 건물을 매각하고 그 자금 8억여원을 은행에 예치하여오다가 이번에 귀국하여 인출하려고 하였다.
이 분처럼 부모로부터 상속 받거나 소유하였던 부동산을 매각한 자금은 그 전액을 바로 인출하여 가져나갈 수는 없다. 해외로 이주한 분 들 중 그 나라 국적을 취득한 사람이 국내 재산을 반출하려면 외국환관리법에 의해 정해진 몇 가지 서류를 준비하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
먼저 거래 외국환은행을 지정하여 송금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부동산 매각자금을 예금한 은행을 선택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리고 준비할 서류는 여권, 국적(영주권) 취득확인서, 부동산 매각자금확인서 및 부동산등기부등본 등이다.
이럴 때 고객으로부터 자주 질문 받는 말이 이런 절차 없이 나누어 송금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가능하다. 단, 연간 미화 10만달러 이하로 해서 나누어 송금하면 이런 절차 없이 직접 송금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금액이 크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자금을 현지에 정착하거나 사업에 쓰일 자금이라면 좋은 방법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매각자금이 아닌 예금자산을 인출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더 살펴보자.
원칙적으로 예금 자산을 인출하여 해외로 반출하는데 금액의 한도는 없다.
예금자산 형태로 인출하던 부동산처분대금 방식으로 인출하던 송금만 가능하고 외화 현찰로 바꾸거나, 여행자수표로 환전은 허용되지 않음에 유의하여야겠다.
이렇게 본다면 세무당국은 재외 동포가 국내 자산을 반출하려면 제한은 두지 않겠으나, 현금 흐름은 투명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해외 이주자가 전세를 놓은 국내 아파트를 처분하게 되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할까?
해외 이주자라 하더라도 국내의 자산을 처분하는 경우에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단 1세대1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적용 받으려면, 국내에 주소를 두고 있거나, 거소 신고를 하고 1년 이상 국내에서 생계를 유지한 사람에 한하여 가능하다.
(황창규 하나은행 대치역지점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