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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천시와 ㈜월미상상플랫폼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0년 9월 인천 내항 상상플랫폼 사적 공간 대부 우선협상대상자로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하 컨소시엄)을 선정해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컨소시엄은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이하 건축사무소) 40%, 경우종합건설㈜ 30%, ㈜국보디자인 30%의 지분율로 구성됐다.
컨소시엄 경영문제·승인 이견, 법인 2개 설립
이 컨소시엄은 상상플랫폼 건물 리모델링 등을 하기 위해 2021년 2월 특수목적법인(SPC) ㈜월미상상플랫폼을 설립했다. 당시 ㈜국보디자인은 경영 어려움으로 ㈜월미상상플랫폼 구성에서 빠졌다. 건축사무소와 경우종합건설㈜ 등 2곳만 참여해 자본금 5000만원으로 각각 70%, 30%씩 투자했다.
컨소시엄 주관사인 건축사무소는 같은해 5월 인천시에 ㈜월미상상플랫폼 법인 설립 승인을 요청했으나 시는 7월 협상서 체결 시 SPC 설립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며 거부했다.
이어 시는 같은해 9월 컨소시엄과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한 달 뒤 컨소시엄이 건축사무소 40%, 경우종합건설 30%, 국보디자인 30%의 지분율로 새로 구성한 SPC ㈜인천상상플랫폼의 설립을 승인했다. 3개월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시 관계자는 “당시 담당부서 내에서 SPC 설립 승인에 대한 찬·반 의견이 충돌했다”며 “나중에 협약을 근거로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인천상상플랫폼은 같은해 10월 건축사무소 36.4%, ㈜피에이엔 34.4%, ㈜반도건설 20.1%, ㈜경인방송 9.1%로 주주·지분율을 바꾼 ㈜월미상상플랫폼(자본금 49억5000만원)에 권리·의무를 승계했다. 인천상상플랫폼은 이를 근거로 월미상상플랫폼으로의 합병 승인을 인천시에 요청했고 시는 1주일 만에 수용했다.
시는 SPC의 지분 변동이 없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지만 일부 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보이자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한다며 SPC 2곳의 합병을 승인한 것이다. 그러나 2개 법인은 합병에 실패했다. 월미상상플랫폼의 일부 지분을 가진 반도건설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법인 합병·지분 변경에 상반된 기준 적용
시는 법인의 지분 구조를 바꾸는 합병을 승인해놓고 지난 9월 트라이브㈜의 ㈜인천상상플랫폼 주주 참여 요청에 대해서는 거부했다. 인천상상플랫폼은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경우종합건설, 국보디자인 등의 주식을 트라이브에 팔아 리모델링 공사비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시는 협약상 ‘부득이한 사유’인 파산, 부도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분율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인천시가 ‘오락가락 행정’을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시가 2개 법인의 합병과 인천상상플랫폼 지분율 변경 검토에 상반된 기준을 적용한 것은 담당과장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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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상상플랫폼 관계자는 “인천시가 2021년 7월 월미상상플랫폼을 SPC로 승인했으면 문제가 복잡해지지 않았을텐데 협약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현재까지 2개의 법인이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월미상상플랫폼은 리모델링 공사비 등으로 이미 50억원을 집행했는데 사업 주체로 인정받지 못해 피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유승분(국민의힘·연수구3) 인천시의원은 “상상플랫폼 사업은 계획 초기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인천시, 민간업체의 문제로 중단됐다”며 “내항과 상상플랫폼을 시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사업 지연 사유와 그로 인해 발생한 사안에 대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제물포르네상스기획단 관계자는 “SPC 합병 승인 등 예전 일은 잘 모르겠다”며 “현재 시는 상상플랫폼 정상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건설은 올 3월까지 진행한 상상플랫폼 사적 공간 리모델링 공사 대금 220억원 중 200억원을 받지 못하자 유치권 행사에 돌입했다.
상상플랫폼 건물은 시가 2019년 215억원에 사들인 내항 8부두 옛 곡물창고(부지 면적 2만4000㎡)이다. 이 건물 부지 중 사적 공간은 1만6800㎡ 규모로 컨소시엄에 대부해 운영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