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vs 애플, 앱 생태계 건 ‘세기의 재판’ 3주간 진행

에픽, 애플 앱스토어 결제 아닌 자체 결제 도입으로 분쟁 불거져
30% 수수료에도 반발…에픽게임즈, 자체 플랫폼서 12% 수수료율 적용
연방 법원에 ‘프리포트나이트’ 외치는 지지층 전화 빗발쳐
애플 앱스토어 두고 시장 지배적인 ‘필수 시설’ 입증 중요 전망
유럽 규제당국서 ‘애플뮤직 우대’ 반독점 이슈 제기
  • 등록 2021-05-04 오전 8:24:21

    수정 2021-05-04 오전 8:24:21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에픽게임즈와 애플 간 세기의 재판이 시작됐다. 3일(미국 캘리포니아주 기준) 오전 8시 오클랜드 연방 법원에서 재판을 시작해 약 3주간 진행한다.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사건을 맡았다. 최종 재판일은 5월 24일(현지시각)로 예정돼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슈팅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가 애플 앱스토어 앱내결제(IAP) 강제와 30% 수수료에 반기를 들었다.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 내 자체 결제 수단을 적용하고 수수료를 절감한 만큼 기존 아이템 가격 대비 할인을 시도했다. 애플은 정책 위반을 이유로 포트나이트 앱을 퇴출시켰다. 이에 에픽게임즈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적 분쟁을 시작한 것이다.

나인투파이브맥(9TO5Mac) 등 외신에 따르면 재판이 시작되자, 에픽게임즈 지지자들이 법원에 전화를 걸어 “프리 포트나이트(free Fortnite)”를 외쳤다. 포트나이트를 자유롭게 해달라는 프리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즈를 지지하는 해시태그 캠페인에서 나온 말이다.

이번 분쟁은 에픽게임즈와 애플만의 싸움이 아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디지털 콘텐츠를 포함한 앱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에픽게임즈는 음원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와 데이팅앱 틴더 등을 운영하는 매치그룹 등과 ‘앱 공정성 연맹(The Coalition for App Fairness)’을 결성하고 애플에 맞서고 있다.

에픽게임즈도 ‘에픽스토어’를 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이기도 하다. 회사는 2018년 7월, 에픽스토어 수수료를 12%로 변경했다. 회사는 지난 거래 내역도 신규 수수료율을 적용해 개발사에 차액을 지급하는 행보를 보였다. 되짚어보면 이때 애플과의 분쟁이 예견됐다.

이처럼 세기의 재판을 앞두고 에픽게임즈가 눈길을 끄는 행보를 보였다. 회사가 아티스트 구인구직 커뮤니티인 ‘아트스테이션(ArtStation)’ 인수를 발표하고 마켓플레이스 판매 수수료를 12%로 낮췄다. 기존 수수료율은 30%였다. 애플을 향한 무언의 시위인 셈이다.

재판에선 애플 앱스토어가 ‘필수적인 시설’인지 입증이 중요할 전망이다. 에픽게임즈는 애플 앱스토어가 전 세계 시장 지배적 사업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애플 iOS에선 앱스토어가 앱 생태계를 독점하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OS에서 여러 앱마켓이 운영되고 있는 것과 다른 점이다.

애플은 전 세계 앱 판매채널인 앱스토어를 처음 만들어냈고 이를 만든 민간 기업에서 수수료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점, 구글플레이와 스팀 등 경쟁 플랫폼이 있다는 점 등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선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가 애플 앱스토어보다 다른 채널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려 앱스토어가 ‘필수적인 시설’이 아니라는 점도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애플은 미국 현지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반독점 이슈에 직면해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애플이 앱스토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애플뮤직을 우대했다는 심사보고서를 냈다. 앱내결제(IAP) 강제가 거론됐다. 앱 사업자와 고객 사이에 개입해 결제 정보를 독점한다는 비판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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