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불개미 유입 고위험 ‘흙묻은 컨테이너’ 31% 육박

  • 등록 2017-10-10 오전 8:13:12

    수정 2017-10-10 오전 8:13:12

붉은 독개미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제출받은 ‘뉴질랜드의 붉은불개미 경로위험평가 자료’에 의하면 붉은불개미가 유입될 위험도가 높은 흙 묻은 선박운송 컨테이너가 3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만으로 수입되는 컨테이너가 2016년 한 해 동안 1960만 TEU에 달하는데 ‘뉴질랜드 위험경로평가’ 결과를 적용하면 588만 TEU에 해당하는 규모다.

뉴질랜드 평가자료에 의하면 경로위험평가를 고위험군(very high), 위험군(high), 중위험군(moderate), 저위험군(low), 무위험군(negligible)으로 구분했다. 고위험군의 경로는 토양이다. 다만 토양은 뉴질랜드와 우리나라 등 세계각국은 수입을 금지시켰다. 따라서 붉은불개미의 토양수입에 의한 유입을 배제한다면 ‘위험군’의 경로가 유입가능성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위험군의 경로에는 컨테이너, 포장재, 중고차 부품, 중고 기계류, 중고 전자제품, 비목재성·목재성 건축자재, 수피, 건초 등이 포함돼 있다. 중위험군의 경로는 선박, 휴대화물, 항공운송용 포장재, 묘목 등이며 항공기와 항공화물, 묘목, 우편물 등은 저위험군, 휴대품, 벌통, 조직배양묘 등은 무위험군 경로로 평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검역대상은 식물에 국한돼 있다. ‘뉴질랜드 경로위험평가’에 따른 위험군에 속하는 컨테이너, 중고차 부품, 중고 기계류, 중고 전자제품 등 비생물적 경로는 검역대상에서 제외돼 있어서 붉은불개미와 같은 해충유입에 무방비상태이다. 검역본부가 김현권 의원에게 제출한 ‘붉은불개미 데이터시트’(검역병해충 관리자료)에 의하면 붉은불개미는 농기계의 공기순환장치, 전기펌프 등을 개민군락의 피난처로 삼는다. 짝짓기를 한 여왕개미나 군체가 수입되는 기계류의 화물에 숨어 있다가 감만부두에 유입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식물검역에서는 불개미유입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을까. 검역본부에 따르면 식물검역은 지정된 부두의 검역현장이나 보세창고에서 검역해야 한다. 식물검역을 위해서는 컨테이너를 개봉해 컨테이너 내 검역물품을 검역장소나 보세창고로 하역한다. 그러나 하역작업 공간에 방충장치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세한 크기의 해충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해충방제를 위해서는 항만전역에 정교한 예찰시스템과 해충포집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검역절차만으로는 해충유입을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검역망을 피한 해충에 대한 방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검역본부가 김현권 의원에게 제출한 ‘붉은불개미 1단계 유전자 분석결과’에 의하면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발견된 외래 붉은불개미의 모계유전자형 분석이 완료됐다. 분석결과 모계유전자형은 미국에 분포하는 붉은불개미 개체군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현권 의원은 “해충이 무역에 의해 이동하기 때문에 항만 전역에 중층적 방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비검역대상 화주들의 토양부착 화물에 대한 신고의무 및 포상제도를 도입해 화주의 검역참여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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