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77兆 들여 EMC 인수…IT업계 사상최대 빅딜(종합)

주당 33.15달러에 인수 합의..변수 엘리엇도 환영의사
  • 등록 2015-10-13 오전 8:52:41

    수정 2015-10-13 오전 8:52:41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미국 컴퓨터회사 델이 데이터저장업체 EMC를 670억달러(약 77조원)에 인수했다. 정보통신(IT)업계 인수·합병(M&A)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마이클 델 델 창업자. 출처:블룸버그
델은 EMC 주주에게 주당 24.05달러의 현금을 주고, EMC 자회사인 VM웨어와 연계된 신주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EMC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12일(현지 시간) 밝혔다.

VM웨어는 EMC가 지분 80%를 보유한 자회사다. 신주를 주식가치로 환산하면 약 9달러어치다. EMC 주주는 총 주당 33.15달러를 받게 된다. 이는 지난 7일 EMC 종가에 28%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이는 기술기업간 M&A 규모 가운데 가장 큰 딜이 된다. 지금까지 최대는 반도체회사 아바고테크놀로지가 지난 5월 브로드컴을 370억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창업주인 마이클 델(사진)과 실버레이크, MSD파트너스 등이 인수자금을 댔다. 델 등은 통합법인 주식 70%를 소유하게 된다.

델이 EMC를 인수하면서 데이터 저장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됐다. 델이 EMC를 합병하면 데이터 저장 분야에서 1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합병법인의 매출은 800억달러(약 9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휴렛팩커드(HP), IBM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업체인 VM웨어를 자회사로 둬 차세대 IT 분야에서 위상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MC는 델과 합병 이후 비상장회사로 전환한다. VM웨어는 합병되지 않고 계속 상장사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조 투치 EM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합병이 완료될 때까지 EMC를 이끈다. 이후 델과 EMC가 합친 합병법인의 회장 겸 CEO는 마이클 델 회장이 맡을 예정이다.

EMC가 앞으로 두 달 동안 더 좋은 인수자가 나타나면 새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추가인수 의향자 모집(Go-Shop) 조항을 넣었다. 주가부양을 위해 자회사인 VM웨어를 매각하라고 압박했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기록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IT 업계를 이끌 강한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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