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누나, 그게, 지난 며칠 동안 열대야 때문에 숙면을 못 취해서 얼굴이 부었던 거야. 그런데 누나 얼굴도 오늘 컨디션 별로인 것 같은데….”
뜨거운 여름 햇살이 쏟아지는 서울 평창동의 김종영 미술관 앞뜰. 다음 달 7~9일 서울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합동 콘서트를 여는 피아니스트 노영심(39)과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33)이 ‘공격’적인 농담과 함께 손을 맞잡는다. 공연 레퍼토리를 상의하기 위한 만남이다.
대중들에게는 가수로 더 친근한 노영심, 시각 장애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고의 하모니카 연주자로 우뚝 선 인물로 유명한 전제덕. 각자 콘서트 무대에 주력해온 이들이 함께 무대에 서기로 결심한 것은 10년 이상 이어진 오랜 우정이 바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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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심은 전제덕이 하모니카 연주자로 본격 데뷔하기 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 전제덕이 학창 시절 사물놀이패에서 장구를 치던 당시 녹음실을 함께 사용하면서 첫 인사를 나눴고, 지금은 서로의 공연에 게스트로 자주 참여한다. “참 열심히 하는 친구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주목받는 대형 연주자가 됐더라고요.”
전제덕은 “그때 영심이 누나가 녹음을 마치고 피자를 먹고 있었다”며 그때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노영심은 “제덕이는 지금도 훌륭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빛이 나는 음악인이 될 것”이라며 “같이 연습을 하다 보면 다른 악기와의 소통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했다. 전제덕은 “영심이 누나의 음악은 착하고 서정적이며 따뜻해서 좋다”고 했다.
대중들에게 더 이상 가수가 아닌 피아니스트만으로 기억되고 싶은 노영심. 그래서 좀처럼 자신의 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전제덕은 “이번 콘서트에서만큼은 그런 노영심이 목청껏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한다. “지난 주말에도 한 식당에서 냉면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라디오에서 영심이 누나 노래가 나오는 거예요.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 있잖아요. 목소리가 아주 통통 튀어요. 무대에서는 ‘그리움만 쌓이네’를 꼭 부르게 할 겁니다.”
뜨거운 여름 햇살이 쏟아지는 서울 평창동의 한 미술관 앞뜰.
다음 달 7~9일 서울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합동 콘서트를
여는 피아니스트 노영심 (39)과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33)이
‘공격’적인 농담과 함께 손을 맞잡는다.
공연 레퍼토리를 상의하기 위한 만남이다. /주완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