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경인기자] 미국 애플 컴퓨터가 차세대 DVD(디지털 비디오 디스크) 포맷으로 일본 소니의 `블루-레이(Blue-ray)`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영화사들의 참여로 도시바 `HD-DVD`로 기운 듯 했던 차세대 DVD 표준 전쟁의 승패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블루-레이는 "아이맥 등 컴퓨터에 DVD플레이어를 구동하는 애플 컴퓨터가 블루레이디디스크협의회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블루-레이 vs HD-DVD
최근 DVD 업계에서는 차세대 표준 선정을 둘러싼 힘 겨루기가 한창이다. 겉보기엔 더 가볍고 작아졌지만 용량과 성능은 훨씬 뛰어난 차세대 DVD의 표준을 결정하기 위해 소니가 이끄는 `블루-레이`와 도시바 주도의 `HD-DVD`가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두 기술은 호환이 불가능해 반드시 둘 중 하나로 표준이 결정되야 하는 상황. 블루-레이가 업그레이드 된 `용량`을 주 무기로 내세운 반면, HD-DVD는 기존 DVD 사용이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블루-레이`라는 명칭은 650mm 파장의 적색 레이저를 사용하는 현재 DVD, CD 등과 달리 405mm의 청자색 레이저를 사용하는 데서 유래됐다. 청자색 레이저는 광디스크에 보다 세밀하게 조사(照射)해 약 50G의 데이타를 저장할 수 있다. 이는 기존 DVD 10개, CD 70개에 맞먹는 용량이다.
블루레이디스크협의회에는 현재 약 100개의 멤버가 합류한 상태. 그들은 호환성을 포함한 구체적인 기술들을 공동 개발하고, 블루-레이가 표준으로 체택되기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컴퓨터업체 vs 컨텐츠업체
테크 쉐더 포레스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PC제조업체들에 있어서는 `용량`이 모든 것"이라며 "용량 면에서는 HD-DVD보다 블루-레이가 훨씬 낫다"고 평가했다. 애플 컴퓨터가 블루-레이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양 진영 멤버의 면면을 살펴볼 때, 용량을 우선시 하는 PC업체들은 `블루-레이`로, 기존 DVD와의 호환을 선호하는 컨텐츠업체들은 `HD-DVD`로 쏠리는 경향이 나타난다.
소니가 이끄는 블루-레이 진영에는 세계 1,2위 PC업체인 델컴퓨터와 휴렛패커드(HP), 세계 2대 미디어회사인 월트디즈니, 최대 레코더 DVD 공급자인 톰슨SA가 속해있다. 한국의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역시 블루-레이 편에 서 있다.
반면 타임워너의 워너브라더스, 뉴 라인 시네마, GE의 유니버셜픽쳐스, 비아콤의 파라마운트픽쳐 등 영화사들은 도시바의 HD-DVD의 손을 들었다. 그러나 후에 블루-레이에 영화 컨텐츠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초로 컴퓨터에 DVD 플레이어를 장착한 애플이 합류함에 따라 블루-레이는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스티브 잡스 CEO가 이끄는 애플은 지난 2001년 1월 최초로 `맥`에 DVD플레이어와 DVD라이터를 장착했다.
죠시 패터슨 HP 전략적 제휴 담당자는 "애플은 그간 비디오 에디팅을 훌륭하게 수행해 왔다"며 "DVD플레이어를 다루는 모든 소비 가전제품 제조업체들의 85%가 블루-레이를 지지하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