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전미영기자]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지휘할 전투작전 요원을 걸프 지역에 대거 파견키로 결정, 이라크와의 전쟁준비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중동 및 남아시아를 관장하고 있는 미군 중부사령부 소속 작전요원들을 이번주부터 플로리다주에서 카타르 기지로 이동시키고 있다. 걸프지역 파병 작전요원의 규모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지난 달 카타르에서의 기동훈련에 참가했던 수천명을 상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이달안에 전쟁 준비 완료"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전투요원 파견이 곧 전쟁이 임박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으며 걸프지역 병력 증강의 일환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작전요원 파병으로 미군은 군사작전을 전개할 태세를 갖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워싱턴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군사 전문가인 할란 울먼은 이와 관련, "전쟁을 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이제 그 문은 닫혔다"고 논평했다.
미국 국방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 대한 1차 사찰 결과를 발표하는 오는 27일까지 이라크 공격 준비를 마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달 말까지는 카타르 사령부가 대통령의 (전쟁 개시) 결정에 대비해 모든 태세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걸프 지역에는 약 6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번 주 미국 국방부는 1만명의 예비군에 대해 동원령을 내렸다.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벌일 경우 총 25만명의 육해공군이 걸프지역에 파병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국도 걸프지역 병력 증강 계획의 일환으로 1500명의 예비군을 소집했으며 조만간 해병대 병력을 지중해로 파견해 전쟁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 피할 수 있나
미국과 영국이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아울러 진행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내달 초 아랍 7개국에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8일 발표했다. EU 순번 의장국인 그리스는 "EU는 마지막 순간까지 평화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외무장관이 시리아, 요르단 등 아랍 7개국을 순방하며 이라크가 유엔에 협조하도록 인근국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EU의 이 같은 노력이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해서는 적지 않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시간이다. EU 특사의 아랍 순방 일정이 유엔 무기사찰단의 1차 보고 일자인 27일 이후로 잡혀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은 일단 무기사찰단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보고 시한까지는 기다린다는 입장이지만 보고 직후 군사공격에 대한 승인을 안보리에 요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망명설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블라스 오플레 필리핀 외무장관은 8일 아랍 국가들이 전쟁을 막기 위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망명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플레 외무장관은 마닐라 주재 아랍 외교관들을 인용해 이 같이 밝히고 이들은 후세인 대통령을 리비아로 망명시키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브바스 칼라프 러시아주재 이라크 대사는 후세인 대통령의 망명설이 "전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으며 리비아 관계자들도 망명처 제공을 요청받았다는 보도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