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소비자물가 간신히 안정세 회복..복병은 상존

  • 등록 2001-05-31 오전 9:53:32

    수정 2001-05-31 오전 9:53:32

[edaily] 지난해 12월부터 내리 다섯달째 급등세를 보였던 소비자물가가 5월들어 보합세를 보이며 간신히 안정세를 되찾았다. 그동안 물가급등을 주도했던 농축산물 가격이 본격적인 출하철을 맞아 크게 하락한 데 힘입은 것이다. 물가당국은 이달 이후부터는 특별한 물가상승 요인이 없어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며, 특히 6월의 경우 전월대비 하락 가능성도 다분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지표인 근원인플레이션은 6개월 연속 급등세를 나타냈다. 농산물과 석유류 등 급변동 요소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근본적인 물가는 여전히 불안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6월부터는 라면가격 등 고환율에 따른 공업제품 인상분이 반영될 예정인데다 최근 중동지역 불안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물가안정세를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농축산물에 울고 웃는 소비자물가 = 지난 다섯달 동안의 물가급등을 공공요금과 농축산물이 주도했듯이 5월의 물가안정도 농축산물이 주도했다. 5월중 농축산물 가격은 전달보다 0.6% 하락, 전체 물가를 0.10%포인트 내리는 효과를 냈다. 연초 폭설과 혹한 등의 여파로 크게 상승했던 시설채소류 및 과일값이 본격적인 출하철을 맞차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선 덕택이다. 공공요금의 경우 도시가스 요금이 원료비 상승으로 3.7% 올랐으나, 시내외 전화료 인하 등에 힘입어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공업제품 등 곳곳에 복병 = 공업제품의 경우 5월중 여름철 새 옷들이 나오면서 공업제품 가격을 전반적으로 끌어 올렸다. 의류가격 상승의 물가 기여도는 0.04%포인트. 농산물 가격 하락(기여도 0.10%포인트) 효과의 절반 정도를 깎아 먹은 셈이다. 소형 승용차 가격도 사양이 보완되면서 가격이 올랐다. 다만 등유,경유,프로판가스 등 석유제품 가격은 값이 내렸다. 라면값 인상분은 다음달 물가조사에 잡힐 전망이다. 라면시장의 68%를 점유하고 있는 농심은 지난 21부터 라면가격을 평균 8.7% 인상했다. 라면의 물가 가중치는 4.4/1000(음식점 판매 조리 라면 포함)로 사과(4.7) 수박(4.3) 상수도요금(4.1) 텔레비전(4.4) 등과 비슷한 크기다. 달러/원 환율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물가당국의 당초 예상치인 1250원을 크게 웃돌고 있는 점은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 원유도입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 7월 인도분의 경우 31일 배럴당 27.20 달러에 거래됐다. 집세와 개인서비스 요금도 작은 폭이지만 쉼없이 오르고 있다. ◇물가 근본적으로는 여전히 불안 = 소비자 물가지수가 다섯달의 급등세를 마치고 안정세를 보였으나, 근원인플레이션은 여섯달째 상승했다. 근원인플레이션은 소비자 물가에서 가격등락이 심하고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한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지수로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지표로 사용된다. 5월중 근원인플레이션은 전달보다 0.3% 상승, 전년동월비 상승률이 4.7%로 높아졌다. 한국은행의 목표 상한선 4.0%와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여지를 더욱 축소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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