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방지하고, 찔림 사고 막는 정맥 주사바늘 개발

KAIST, 체내에서 변해 혈관·조직 손상 줄일 바늘 제작
  • 등록 2023-11-13 오전 8:28:49

    수정 2023-11-13 오전 8:28:49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체내 삽입 시 딱딱한 상태에서 부드러운 상태로 변해 생체조직 친화력은 높이면서 재사용이 불가능하도록 정맥 주사바늘을 만들었다. 정맥 내 약물 투여 중 혈관 손상이나 염증 문제를 최소화하고, 비윤리적인 의료용 주사바늘 재사용 문제를 막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정재웅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정원일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과 함께 가변 강성 정맥 주사바늘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체온에 의해 부드러워지는 가변강성 정맥 주사바늘.(사진=KAIST)
정맥주사는 혈관에 약물을 직접 넣는 방법으로 빠른 효과를 유도하고, 지속적인 약물 투여를 통한 치료가 가능해 환자치료에 쓰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쓰는 주사바늘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 딱딱한 소재로 제작돼 부드러운 생체조직에 손상과 염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치료 과정 중 환자들의 움직임도 제한된다. 혈관 손상이나 통증을 해소하기 위한 추가 치료와 의료 비용도 발생한다.

정재웅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사진=KAIST)
사용 후에는 딱딱한 바늘에 찔리거나 주사바늘 재사용으로 인체면역 결핍 바이러스(HIV)와 같은 혈액 매개 질환 감염도 초래했다.

이에 연구팀은 액체금속의 일종인 갈륨을 이용해 주사바늘 구조를 만들고, 이를 생체적합성 폴리머로 코팅해 가변 강성 정맥 주사바늘을 제작했다. 딱딱한 상태의 주사바늘이 체내 삽입 후, 갈륨의 액체화로 조직과 같이 부드러운 상태로 변해 혈관 손상 없이 안정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한 번 사용한 주사바늘은 갈륨의 과냉각 현상으로 상온에서도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해 바늘 찔림 사고나 재사용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동물실험 결과, 이식된 가변 강성 정맥 주사바늘은 딱딱한 상용 금속 바늘에 비해 훨씬 낮은 염증 반응을 보였다. 상용 주사바늘처럼 안정적으로 약물도 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사바늘에 박막형 온도 센서도 탑재하도록 설계돼 실시간으로 환자의 심부체온을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정재웅 교수는 “가변 강성 정맥 주사바늘로 기존에 쓰던 딱딱한 의료용 바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며 “환자와 의료진 안전을 보장하고, 주사바늘 재사용으로 인한 감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지난 달 30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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