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모인 이낙연 귀국 "못 다한 책임 다할 것"…이재명 체제 흔드나(종합)

이낙연, 1년 17일 만에 귀국
"내 책임 있어…대한민국 다시 바로 세울 것"
李, 정치 복귀…비명계 세 결집 관심
친명 "이낙연도 당내 분열 원치 않을 것"
  • 등록 2023-06-24 오후 5:20:59

    수정 2023-06-24 오후 5:20:59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24일 1년 17일만에 미국 유학길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제 책임도 있는 것 잘 안다. 제 못다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귀국 일성을 밝혔다. 당내 ‘이재명 체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전 대표가 정치 행보의 가능성을 밝히면서 비명(非이재명계)계 중심의 세 결집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6분쯤 인천공항 입국장을 통해 귀국했다. 이 전 대표는 입국장 앞에서 언론과 지지자들을 향해 1년 동안의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소회를 전했다.

이 전 대표는 ‘보고 싶었습니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라는 파란 뒷걸개 앞에서 마중 나온 지지자들을 향해 “1년 17일만이다. 여러분은 고통을 겪으시는데 저희만 떨어져 지내서 미안하고 여러분 보고 싶었다”며 “이제부터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며 “이는 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금 세계는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계신다”면서 “대한민국은 수출이 위축되고 경제가 휘청거리며 민주주의, 복지도 뒷걸음치고 대외 관계는 흠이 갔다”며 “여기저기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 자존감도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모든 국정을 재정립해주기 바란다. 대외 관계를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일본에는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중단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고 미국과 중국에는 “대한민국을 더 존중해야 옳다”고 주장하며 러시아를 향해선 “침략은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여러분의 도움 잊지 않겠다”며 “제게 듣고 싶은 말씀도 많을 것이다. 그런 얘기들은 앞으로 나눌 기회가 얼마든지 있으리라 믿는다. 차분하게 뵙고 말씀 나눌 기회를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전 대표는 발언을 마친 후 ‘못다 한 책임이 어떤 의미인가’ ‘내년 총선 전에 어떤 역할을 하실 것인가’ ‘민주당 혁신기구가 출범했는데 당내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가’ ‘수박깨기 등 지지층 행동 어떻게 보는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의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공항을 떠나기 직전 입국장 밖에서 마이크를 다시 잡고 “늘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며 “여러분을 비롯한 국민들의 말씀을 듣고 국민 속에서 길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이날 공항 입국장 앞에는 지지자 약 1000명이 모여 그의 귀국을 맞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버스를 타고 이 전 대표의 귀국을 환대했다.

지지자들은 ‘시대를 바로 잡을 진정한 리더 이낙연 총리님 환영합니다’, ‘이낙연, 당신과 함께 흔들림없이 강물처럼 바다로 가겠습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그를 맞이했다. 이 전 대표가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이낙연’을 연호했다. 이 전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기 전 지지자들에게 다가가 펜스 사이로 악수를 건네기도 했다.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이 현장을 방문해 충돌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현역 의원과 민주당 관계자들 중에는 김철민·박영순·설훈·이개호·이병훈 의원을 비롯해 최운열(연대와공생 상임이사) 전 의원, 신경민(연대와공생 부이사장) 전 의원 등이 함께했다.

이 전 대표의 귀국에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조속한 복귀도 점쳐진다. 설훈 의원은 이날 이 전 대표가 떠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표의 ‘못 다한 책임’ 발언에 대해 “앞으로 당이 처할 조건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라며 “(이 전 대표가) 역할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뜻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설 의원은 “대선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니까 그렇게 까지 해석할 필요는 없고 ‘당이 위기에 처하면 당신 몸을 던져서 당을 구해내겠다’ 그런 취지라고 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친명(親이재명)계는 친낙(親이낙연)계와의 갈등론에 선을 그었다. 한 친명계 의원은 “당의 큰 원로이신 만큼 당에 대한 걱정은 하시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역할이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닐 것이고 당내 분열은 이 전 대표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후 미국으로 건너가 1년 간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유학 생활을 해왔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차량에 탑승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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