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사저 시위 방조가 더 악질" vs "윤석열이 경비원?"

  • 등록 2022-06-01 오전 10:34:03

    수정 2022-06-01 오전 10:34:03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는 극우 단체 시위와 관련해 “방조하는 이들이 더 악질”이라고 지적하자,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신평 변호사는 시위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은 이른바 ‘팬덤 정치’를 방치하고 묵인한 문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1일 신평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의 음울한 유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진중권 교수는 평소 탁월한 감각으로 사회의 문제들을 지적하고 그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냈지만 이번에는 틀린 것이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진 전 교수가 “문 전 대통령 사저까지 찾아가 육갑을 떠는 인간들도 쓰레기지만, 그걸 잘하는 짓이라고 거드는 인간들이 더 저질이다. 그 저질보다 더 악질은 그거 보고 말리기는커녕 ‘너도 양념 좀 당해 보라’며 방조하는 인간들”이라고 페이스북에 쓴 글과 관련해서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주민 40여명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도로에서 한 보수단체 집회현장을 찾아 소음으로 인한 생활 불편을 호소하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 변호사는 “진 전 교수가 문 전 대통령 집 주위 시위가 윤석열 대통령 방조로 생긴 듯 주장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일부 인사들의 훌리건 소동에 무슨 책임이 있는가, 뜬금없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 사저의 경비원처럼 그 소동을 나서서 뜯어말려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소동의 방조자가 된다는 것인데 대통령은 그런 직책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신 변호사는 “문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한계치를 넘었음을 잘 알 수 있다. 그의 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이 모든 일의 시원(始原)에는 문 전 대통령의 무책임한 팬덤 정치 편승과 방치, 조장이 있었다는 사실이 보이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 집 주위에서 떠드는 이들의 잘못은 분명하지만, 이는 바로 문 전 대통령 정부가 남긴 음울한 유산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즉 최근 고성 욕설을 하는 이들은 “그가 만들어낸 훌리건 집단의 반대쪽에서 생긴 훌리건이다”는 것이다.

그는 “문 전 대통령 쪽 훌리건들이 저지르는 난폭한 횡포는 훨씬 더 광범했다”며 “집 주위에 몰려든 훌리건을 엄청난 혐의로 고소하기 전, 이 모든 일이 자신의 판단 잘못으로 생긴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제라도 이를 사과, 국민 통합을 호소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31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남 양산경찰서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내외는 대리인을 통해 이날 3개 보수단체 소속 회원 등 4명에 대한 고소장을 냈다. 피고소인들이 사저 앞에서 집회하는 동안 위법행위를 저질렀으며 이에 대한 처벌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인 고소 내용은 우선 욕설 및 허위사실의 반복적 유포로 인한 모욕 및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다. 또 살인 및 방화 협박, 집단적인 협박 등으로 공공 안녕에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를 개최한 집회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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