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일임형ISA, 잘해봐야 7% 수익…넷중 하나는 손실

128개 상품 평균 수익률은 0%대..銀보단 나은 편
자금 이탈은 증권사가 더 심해..작년 7월부터 해지 더 많아
금융당국, 가입 대상 및 세제혜택 확대 등 검토
  • 등록 2017-01-28 오전 8:45:00

    수정 2017-01-28 오전 8:45: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증권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작년 7월부터 자금이 빠지고 있는 가운데 일임형ISA의 수익률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를 제외한 평균 수익률은 0%대에 불과했다. 은행의 일임형ISA 수익률보단 나은 편이지만 은행에 비해 마케팅에서 밀리면서 증권사의 ISA 자금 이탈이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의 일임형 ISA 상품 128개의 평균 수익률(수수료 제외)은 출시 이후 누적 기준으로 0.91%에 불과했다. 이들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30여개 상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일임형ISA는 고객이 증권사에 자금 운용 지시를 내리는 신탁형ISA와는 달리 고객의 자금을 맡아 정해진 포트폴리오에 맞춰 운용하는 방식이다. 그로 인해 통상 신탁형ISA보다 수수료도 비싼 편이다.

대신증권의 초고위험형인 ‘대신ISA 국내형 초고위험랩’이 마이너스(-) 3.81%로 수익률이 가장 나빴다. 국내 주식형 펀드와 혼합형 펀드에 98% 가량을 투자하는 상품이다. 수수료가 1.39%라는 점을 감안하면 운용수익으로도 마이너스 성적을 보였다.

가장 좋은 수익률을 낸 상품은 HMC투자증권의 고위험형인 ‘수익추구형 B2(신흥국, 대안투자형)’로 7.8%의 수익률을 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 3분의 2 가량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해외 혼합형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수수료는 1.37%다. 이어 HMC투자증권의 초고위험형 상품인 ‘고수익추구형 A1(선진국형)’이 7.56%로 수익률이 두 번째로 높았다. NH투자증권의 초고위험형 상품인 ‘QV공격A’도 6.08%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들은 대부분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 비중이 높은 상품이다.

그나마 이는 은행의 일임형ISA 성적표에 비해선 나은 편이다. 은행 73개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0.22%에 불과했다. 은행의 ISA 수익률은 절반 이상(41개)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장 수익률이 좋은 상품은 대구은행의 고위험형 상품인 ‘대구은행 ISA 고수익홈런형A’이었으나 수익률은 4.41%에 불과했다. 그 밑으로 2%를 넘는 상품이 고작 3개에 불과했다.

수익률로 따질 경우 증권사가 은행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증권사의 일임형ISA 가입자는 작년 7월부터 점차 감소하고 있다. 월 가입자 증가폭이 대폭 감소하긴 했어도 은행이 11월까지 매달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작년 11월말 기준 증권사 ISA 가입자 수는 21만6481명으로 지난 6월말보다 2만6645명이 감소했다. 증권사 ISA 가입자 수는 7월 1만여명이 줄어든 이후 넉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금액은 7372억원으로 같은 기간 34억원이 감소했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계속해서 ISA 가입자 유치 활동을 벌이는 반면 증권업계에선 시들해졌다”며 “증권사가 ISA 가입 초기 특판으로 RP금리를 대폭 올려줬는데 그 혜택만 누리고 해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선 ISA가 작년 3월 출시된 이후 가입할 사람들은 거의 다 가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ISA 제2탄으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태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최근 “ISA 가입대상과 세제혜택을 늘리고 중도 인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해 세제 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가입 대상에 퇴직자를 포함하고 비과세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예정이다.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는 △비과세 혜택 두 배 확대(200만원→400만원) △만60세 이상 소득증빙 없이 가입 허용 △긴급 자금 필요시 조건에 따라 중도 인출 허용 등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김종석 새누리당 의원)이 계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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