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우리나라에 진출한 미국 화장품 기업 ‘네리움’은 1월부터 생산기지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환한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코스맥스’에서 제품 생산을 위탁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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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국가 중에서 일본, 중국이 아닌 한국을 첫 진출국으로 택한 네리움은 코스맥스에서 생산한 제품을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그룹의 명품 화장품 브랜드 ‘크리스챤디올’은 아모레퍼시픽(090430) 그룹과 기술 협약을 맺었다. 디올 옷을 입고 시장에 나가지만 사실상 아모레의 기술력으로 제품을 생산한다는 말이다.
이 밖에도 ‘에스티로더’, ‘메리케이’, ‘슈에무라’, ‘맥’, ‘록시땅’, ‘입생로랑’,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화장품들이 국내 OEM 업체를 통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다만 명품 브랜드의 위상에 문제가 생길까봐 이중 스티커 등으로 제조생산업체를 가리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새는 미국이나 프랑스에 있는 에스티로더, 로레알 본사 담당자들이 서울 명동을 한 달에 한번씩 시장 조사하러 나올 정도”라고 귀띔했다.
특히 우리나라 화장품은 제품 개발 주기가 빠른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에서 커피 한잔 값도 안되는 가격에 한해에 몇 십개나 실험적인 제품이 출시되는 것이 예다. 이 때문에 트렌드가 빨리 바뀌는데다가 독특한 상품을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출 수 있었다.
한 글로벌 화장품 회사 제품개발 연구원은 “처음에만 해도 명품 화장품 기업이 국내에서 일부 색조 제품만 생산 발주를 맡겼는데 올해를 기점으로 훨씬 기술력이 높은 스킨케어 제품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로 돌아섰다”며 “내년이면 국내 업체가 그간 1위였던 이탈리아 제조업체인 인터코스를 누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