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EC 수장 "과도한 행동주의 안돼!"…빌 애크먼 `겨냥`

화이트 SEC위원장, 밸리언트-애크먼 이례적 언급
"행동주의, 스스로 돌아봐야..승리추구-선동 자제해야"
  • 등록 2015-03-20 오전 7:54:34

    수정 2015-03-20 오전 7:55:31

메리 조 화이트 SEC 위원장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증권 규제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장이 처음으로 특정 행동주의(activism) 헤지펀드를 우회 언급하며 행동주의의 해악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는 발언을 했다. 아직까지는 인내심을 잃지 않고 있지만 SEC가 행동주의에 칼을 빼 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메리 조 화이트 SEC 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뉴올리언스 툴레인대학이 인수합병(M&A) 담당 변호사와 은행가들을 대상으로 주최한 강연에 참석, “기업들에게 새로운 이사회 멤버 채택을 요구하거나 다른 경영상 변화를 요구하는 헤지펀드들은 자신들이 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스스로 잘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인들의 행동이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데 대해 내가 굳이 나서 위협할 뜻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기업과 주주 모두를 해롭게 하는 게임즈맨십(gamesmanship·선의의 경쟁이나 상대를 무시한채 승리만을 추구하는 행위)이나 선동적인 언행은 자제해야할 시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화이트 위원장은 직접 특정 헤지펀드 투자자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최근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헤지펀드 스타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탈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하는 발언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실제 화이트 위원장은 과도한 헤지펀드의 기업 개입 사례로, 캐나다 최대 제약사인 밸리언트가 미국 보톡스 업체인 앨러건을 적대적으로 M&A하려던 일을 언급했는데 밸리언트는 애크먼 CEO와 함께 일해왔던 기업이다. 화이트 위원장이 특정한 기업이나 딜을 사례로 거론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애크먼은 밸리언트와 함께 앨러건을 공격하면서 그런 정보를 이용해 투자 수익을 올렸다는 내부자거래 의혹으로 제소됐고, 당시 판사도 SEC에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다만 화이트 위원장은 애크먼 CEO가 앨러건 공격을 통해 내부자거래 규정을 위반했는지, SEC가 이 사안을 조사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그는 “최근 행동주의가 시장과 경제에 이로운지, 해로운지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고 소개하면서도 “우리는 이 사안에 대해 어느 한 쪽 측면만 고려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행동주의 투자펀드들의 총 운용자산이 1200억달러에 이르고 있고 이는 한 해전에 비해 30%나 성장했다”며 이는 적어도 투자자들은 행동주의가 이로운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증거일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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