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부실을 정확하게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을 경우 투자자의 손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번 판결은, LIG건설 기업어음(CP) 발행과 관련한 투자자와 주관 증권사간 유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 11부는 지난 18일 개인투자자 유모씨가 성원건설 회사채 발행 주관사인 키움증권(039490)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유씨가 청구한 배상금 2억 7000만원 중 60%에 해당하는 1억6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주관 증권사가 발행사의 부실징후 설명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투자자가 입은 손해의 일부를 주관사가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회사 부실로 인해 회사채 투자 손실을 입은 투자자에게 법원이 주관 증권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 손해배상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회사 부도로 원리금을 상환받지 못한 유씨가 회사채 발행 때 부실 징후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주관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
이에 대해 키움증권 측은 "억울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즉각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에게 이런 과도한 책임을 묻는다는 건 회사채 발행 시장 자체를 위축시킬 소지가 있다"며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씨는 소장을 통해 "회사채 발행 당시 성원건설은 임금 체불과 본사 건물에 대한 경매가 진행 중이었다"며 "사업장 공사가 중단돼 계약금과 중도금을 반환할 상황에서 CB 발행을 강행한 책임은 주관 증권사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3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 기업어음(CP)의 투자자들도 주관 증권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번 판결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