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2단지 109㎡는 3억7000만원 이하에서 전세 물건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아파트 로열층 전세는 4억원까지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A씨의 마음은 급해졌다.
서울 송파구 잠실과 강남구 삼성동, 서초구 반포 등 강남권 새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속칭 `강남권 랜드마크` 단지의 전세가격이 급등했다. 각종 개발 호재로 집값이 뛰는 가운데 전세금도 덩달아 뛴 상태여서 올 가을 강남권으로 이사하려는 수요자들은 전셋집 구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강남 신규아파트 전세금 연초 대비 1억2000만원 급등
22일 강남권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1단지 109㎡의 전세시세는 3억8000만~4억1000만원 선이다. 2단지 동일평형 전세가격도 3억7000만~4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올 1월까지만 해도 전세가격이 2억5000만원 안팎이었다. 불과 5개월 만에 1억2000만~1억5000만원이 급등한 셈이다.
지난해 말부터 3000여가구가 입주해 역전세난을 겪었던 서초구 반포자이도 전세금이 급등했다. 올 1월 3억원이었던 반포자이 119㎡ 전세금은 지난달 4억원을 넘어, 현재는 4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올해 입주 4년차를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아파트 매물난이 겹치면서 가격이 급등한 상태다. 이 아파트 109㎡ 전세가격은 올해 초보다 4000만원 가량 오른 4억7000만~4억8000만원.
도곡동 R공인 관계자는 "입주 4년째를 맞아 올 하반기부터 전세 매물이 일부 나올 것"이라며 "전세가격이 올라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세입자들이나 집을 구하는 신규 임차인 모두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입주 폭탄으로 전세가격 급락의 진원지였던 송파구 잠실동 일대도 전세가격이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올 1월 2억6000만원이었던 잠실 리센츠 109㎡는 현재 3억5000만원에서 일부 로얄동은 4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인근 엘스 동일 평형도 비슷한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 올 가을 임차인, 재계약자도 전세가격 급등에 안절부절
강남권 새 아파트 전세금이 급등한 데는 입주 완료와 함께 학교와 학원이 많은 이들 지역으로 미리 이사하려는 학군 수요가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신경희 부동산뱅크 리서치팀장은 "입주가 마무리 돼 신규 전세 매물을 찾을 수 없는 데 수요자는 꾸준히 늘고 있어 전세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신 팀장은 "각종 규제완화로 강남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전세금도 덩달아 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