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속에서 살아 숨쉬는 이야기가 있다.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얽힌 배경과 스토리를 사면서 자신도 그 속의 일원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기업은 명품을 만들려고 애를 쓰며 명품은 다시 그 기업을 돋보이게 한다.
이데일리는 우리 기업들이 정성을 쏟아 만든 대한민국 대표명품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전하려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대표상품들의 위상과 현주소를 함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더 많은 명품탄생을 희망한다. (편집자주)
도요타 자동차는 1989년 미국시장을 겨냥해 `렉서스`라는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후 자동차 미학의 결정체라는 `LS430` , 렉서스 퍼포먼스 철학이 만들어낸 결정체로 불리는 다이나믹 세단 `GS430·300` 등 소비자들의 극찬을 받은 자동차들이 `렉서스`라는 브랜드를 달고 시장에 선보였다.
최고라는 이름에 걸맞게 최고의 제품만 선보인 회사의 고집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도요타의 렉서스와 LG화학의 `Z:IN(지인)`은 업계 선두 회사의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고의 제품만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달 자격이 있다는 회사의 원칙도 비슷하다"
유윤상 마케팅 팀장은 LG화학(051910)이 국내 최초로 런칭한 건축자재 종합브랜드 `Z:IN(지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지인(Z:IN)은 LG화학이 만드는 가정용 인테리어 자재 가운데 `프리미엄급`으로 부를만한 제품에만 달아주는 브랜드다. 저가 위주로 대량생산되는 제품은 지인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으며 이 경우 그냥 LG화학 제품으로 유통된다.
과거 LG화학이 신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새로운 이름을 만든 탓에 시장에서 유통되는 제품의 이름만 100개 넘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 건축재에 대한 소비자 관심 증대..`Z:IN(지인)`으로 고객 눈길 끌어
LG화학은 프리미엄 브랜드 `Z:IN`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소비자와 시장의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 팀장은 "기존 인테리어시장에서는 유통점이 추천하면 소비자가 그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인테리어 자재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자재의 경우 평소에는 소비자 관여도가 매우 낮은 품목이지만 집 리모델링 시에 갑자기 관여도가 급상승하는 품목이다. 이 시점에서는 소비자는 정보 수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과거에는 정보 수집이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지만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제품 정보를 수집하고 유통점에 와서는 제품만 실제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 유통점이 추천하던 물건을 사던 푸시 마켓에서 고객이 직접 고르는 풀 마켓이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풀 마케팅 시장을 겨냥해 출시된 브랜드가 `Z:IN`인 셈이다. 고급 제품만이 `Z:IN`브랜드를 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소비자의 신뢰를 사려고 한 것.
아울러 인테리어 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소비의 양극화도 프리미엄 브랜드 런칭의 계기가 됐다.
유 팀장은 "최근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가보면 소비의 양극화 패턴이 눈에 띈다"며 "인테리어가 아주 고급이거나 B급인 경우가 많아 타깃 고객이 애매한 브랜드로는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출시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Z:IN`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어떨까.
유 팀장은 "`Z:IN`브랜드에 대한 TOM(최초상기율)이 작년말까지는 불과 8%였는데 올해 6월에는 31% 까지 달했다"며 소비자의 인식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최초 상기율이란 소비자가 경쟁적인 여러 가지 상표 중에서 특정 상표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업계의 선두 브랜드라고 하면 TOM이 35%는 돼야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아울러 유 팀장은 "올해 들어 유통망에서 `지인 벽지 보여주세요`, `이영애가 선전하는 제품` 이라고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고 한다"며 "이는 소비자들이 지인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했다.
우아한 이미지의 이영애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LG화학은 `Z:IN`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대고객 마케팅활동을 더욱 강화했다.
유 팀장은 "시장과 고객 중심의 마인드로 재무장했다"며 "고객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주부 인테리어 전문가 그룹인 `Z:ENNE’(지엔느)`를 발족시킨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인테리어 관련 스타 블로거 및 디자인 공모전 주부부문 당선자 등 남다른 감각을 지닌 주부 30여명을 모집한 것.
이외에도 회사측은 주부, 학생, 디자이너 등을 대상으로 `Z:IN 인테리어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해 당선 아이디어 및 디자인을 신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회사측은 올해 들어 기존 5명이던 브랜드 전담 인원을 9명으로 대폭 확충하는 한편, 각 사업부장 및 마케팅 담당자로 구성된 브랜드 위원회를 매월 개최해 브랜드 사용 규정, 브랜드 자산 측정 등에 대해 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내년 말까지 개별 브랜드를 모두 정리하고 프리미엄 제품 브랜드 `Z:IN`과 이외의 제품에 통용되는 `LG화학`이라는 이름만 남길 계획이다.
◇ 인테리어 관련 `종합 솔루션`으로 업계 선도할 것
LG화학은 프리미엄 브랜드 `Z:IN`이 런칭기 및 육성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꾸준한 커뮤니케이션 비용 투자를 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소비자와의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 인테리어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종합 솔루션` 회사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 팀장은 "종합 솔루션 제공을 통해 소비자들이 브랜드 이름과 함께 제품 및 서비스를 함께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이를 위해 앞으로 프리미엄 라인 제품을 더욱 늘리고 종합 자재회사에 걸맞게 제품간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생각이다. 소비자와의 점점인 대고객 마케팅도 더욱 강화해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유 팀장은 "웹 사이트에서 디자이너들이 소비자의 직접 방을 꾸며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인테리어 관련한 종합 솔루션을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매출 증대는 물론 회사에 대한 소비자의 로열티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LG화학은 현재 집안의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은 고객들이 찾아와서 여러가지 솔루션을 비교해보고 검토할 수 있는 종합전시장을 만들 계획이다. 대형 PDP TV를 활용하면 굳이 큰 공간이 없어도 다양한 시공사례와 자재를 실감나게 비교할 수 있다는 것.
아울러 고객과 직접 만나는 각 지역의 인테리어 시공업자들에게도 이런 프리젠테이션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