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중계 중 "○○라면 먹고 싶다"…'성희롱 발언' 결국 중징계

방심위, KBS N 스포츠에 '법정 제재'
"성인지 감수성 결여된 비속한 표현" 지적
  • 등록 2024-11-12 오전 8:39:36

    수정 2024-11-12 오전 10:01:18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스포츠 캐스터가 야구 경기 중계 중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장면을 방송한 KBS N 스포츠가 법정제재를 받게 됐다.

캐스터 발언 사과문.(사진=KBS N 홈페이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캐스터의 ‘여자라면’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KBS N 스포츠에 대해 법정 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해당 건은 지난 8월1일 KBS N 스포츠 ‘2024 신한은행 솔(SOL) 뱅크 KBO 리그’ 중계에서 관중석의 ‘여자라면 최○○’이라는 응원문구가 적힌 관중 스케치북이 화면에 잡히자 캐스터가 “저는 ○○라면이 먹고 싶은데요. 가장 맛있는 라면이 아닙니까”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해설위원 역시 이 캐스터를 제지하지 않고 웃음으로 반응했다. 다만 현장에서 잘못됐다는 것을 느낀 제작진이 다음 이닝에서 조치해 경기 종료 전 사과가 이뤄졌다.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해 논란이 불거지자 KBS N 스포츠는 “야구 경기 중계 중이었던 캐스터의 문제 발언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당사자에 대해 즉각 대기발령 조처를 하고 인사위원회 회부 절차에 착수했으며 본인에게 배정된 야구 방송 진행을 중단시켰다”고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머릿돌.(사진=뉴시스)
이날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KBS N 스포츠 관계자는 “나오지 않았어야 할 실수이고 죄송하다. 당시 현장에서도 깜짝 놀랐던 상황”이라며 “해당 캐스터는 정직 3개월 징계 처분받았고 현재는 징계가 끝나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방심위는 “여성을 음식 등 사물로 표현해 성희롱에 해당될 수 있는 내용을 방송했다”고 지적했다.

류희림 위원장도 “평소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안 돼 비속한 표현이 나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다만 곧바로 사과하고 당사자를 징계한 부분을 고려했다”며 주의 결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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