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교석 메디픽셀 대표 “2초 만에 심혈관 진단…글로벌 리더 될 것”

  • 등록 2024-08-09 오전 8:09:11

    수정 2024-08-15 오후 10:09:41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2초 만에 심혈관 질환 진단이 가능한 우리 기술을 통해 이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

송교석 메디픽셀 대표는 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송교석 메디픽셀 대표는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메디픽셀은 세계에서 제일 빠른 심혈관 질환 진단 속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메디픽셀은 심혈관 질환 진단 소프트웨어 ‘MPXA’를 개발한 의료 인공지능(AI) 업체이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이다. 국내에서도 2021년 기준 암에 이어 두 번째 사망 원인이 심혈관 질환으로 손꼽힌다. 연간 390만명에 달하는 심혈관 질환 환자 중 심혈관 중재시술을 받거나 이를 위해 심혈관조영촬영을 한 환자수만 연간 32만명으로 추산된다. 심혈관 중재시술이란 혈관이 좁아졌거나 막혔을 때 풍선과 스텐드를 삽입해 혈관을 확장하는 시술을 뜻한다.

수술 현장서 2초 만에 심혈관 문제 분석…“세계 최고 속도”

메디픽셀의 MPXA는 심혈관 조영술로 촬영한 영상을 통해 심혈관에 문제가 있는지, 협착이 어느 정도인지 단 2초 만에 파악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이다. 독일 지멘스(Philips Siemens GE)의 심혈관조영촬영기(Cardio Angio System)의 분석 시간이 3~5분이나 걸리는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속도이다. 전 기능 완전 자동화에 성공했으며, 시술실에서 실시간 분석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MPXA의 개발 아이디어는 의료진에게서 얻었다. 송 대표는 “창업 초기에 운 좋게 병원 의사들과 자문할 기회가 많았다”며 “의료진의 니즈(needs) 중 대표적인 게 바로 시술 도중에 심혈관 형태 진단을 정량화해주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기존 제품은 정량화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시술 도중이 쓸 수가 없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여기에 착안해 메디픽셀은 첫 번째 제품으로 MPXA를 개발했다.

MPXA가 심혈관 질환의 형태적 진단을 맡는다면 기능적 진단을 맡을 MP-FFR도 개발했다. MP-FFR은 심근분획혈류예비력(FFR) 계산으로 관상동맥 협착으로 일어난 혈류량 감소를 측정하는 소프트웨어다. 혈류가 원활하게 흐르지 않는 부분을 찾아 시술해야 하는데 기존 혈류량 측정 방식은 혈관으로 가느다란 철사 형태인 압력계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MPFFR은 압력손실 정량화 알고리즘과 3차원 혈관 재구성 기술로 2차원인 심혈관 조영술 영상에서 FFR 값을 얻어낸다.

의료진의 수요를 파악해 만들어낸 제품인 만큼 시장성은 충분할 것이라는 게 송 대표의 판단이다. 국내 심혈관중재시술은 국내에서 연간 8만~10만명이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전 세계적으로는 연간 1000만~1500만명에 달한다.

메디픽셀은 당분간 심혈관 질환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송 대표는 “스타트업이 여러 가지를 다 잘하겠다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적은 인원으로 한 분야에서 먼저 잘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심혈관 질환이라는 분야에 제일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력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본격화

함석진 메디픽셀 CRO(Chief Regulatory Officer)는 심혈관 질환 진단 소프트웨어가 갖는 기술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함 CRO는 “이미지 판독이라는 게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 제품은 실제로 시술장에서 쓰이는, 생명에 직결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다르다”며 “뇌혈관은 복잡해보이지만 심장처럼 항상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 진단 분야는 굉장히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메디픽셀의 기술력은 지난해 3월 MPXA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최종 승인을 획득하면서 어느 정도 입증됐다. 메디픽셀은 이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450만달러(한화 약 60억원) 규모의 인도 수출 계약으로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지만 FDA 승인을 통해 선진국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메디픽셀은 내년 미국 시판 돌입을 목표로 올 하반기에는 미국 여러 병원과 임상시험도 시작했다. 송 대표는 “지금 각국 인허가를 신청하고 있는데 FDA 허가를 받아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2021년 필립스와 전략적 투자·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것도 미국 진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메디픽셀은 소프트웨어를 병원에 직접 납품하는 방식과 소프트웨어를 영상장비에 임베드(embed)해서 판매하는 방식 모두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영상장비에 메디픽셀의 소프트웨어가 임베드될 경우 판독 속도가 2초에서 1초까지 단축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일본은 심혈관중재시술 수가 우리나라의 2~3배”라며 “일본에서 심혈관중재시술을 두 번째로 많이 하는 병원과 인연을 맺으면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서 여러 가지 시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메디픽셀은 해당 병원에서 허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달 인허가 절차에 돌입한다. 내년 4월 인허가를 획득해 일본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일본의 지난해 심혈관중재시술 건수는 24만3516건으로 집계됐다.

송교석 메디픽셀 대표는 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추진했다. (사진=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한편 메디픽셀은 지난 7월 KB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기술특례상장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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