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대표를 지내고 ‘박근혜의 복심’으로 불리던 이정현 전 의원은 대표적인 지역주의 타파 인물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 세 번이나 출마했고,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광주 서을에서 39.7%의 득표율을 올리며 2위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전남 순천 국회의원이 됐고, 이어진 20대 총선에서도 당선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지난 후인 지난 2022년 9회 지선에서는 전남지사로 출마해 18.81%의 득표율로 ‘이름값’을 했다.
| 이정현 전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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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2대 총선에서는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았다. 이 전 의원은 “호남 사람들이 국민의힘 후보를 안 뽑아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호남에 뽑힐만한 사람을 공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며 “전남 시민들은 신뢰할 수 있는 후보를 내면 선택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말아야 해요. 호남 포기를 포기하고 제대로 된 후보를 낼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을 순천에 공천한 것은 아주 바람직합니다.”
이 전 의원은 “보수의 철학과 신념을 갖고 있는 훌륭한 인재가 출마하면 비록 당선이 되지 않더라도 소중한 인재로 보고 키우고 관리해야 한다”며 “나는 얼마든지 유력한 인사들이 (호남에서)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 (사진=이정현 전 의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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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이 광주 서을에 처음 출마했던 지난 2004년에는 단 720표(득표율 1.03%)를 얻었다. 그는 “당시 출마한 6명의 후보 중 5등을 했다. 시민들이 내 눈 앞에서 명함을 찢어 얼굴에 던지거나 ‘눈구멍을 파버린다’고 말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나는 그 자체가 정치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호남에서 보수 후보의 현실이라면 극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뒤 득표율 39.7%를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이 주장하는 정치는 ‘머슴론’이다. 사랑방에 앉아 주인을 부르는 머슴이 없듯이, 국회의원 또한 의원회관에 앉아 자신이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면 안 되다는 게 이 전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시민들에게 권위의식이나 거부감을 주지 않기 위해 밀짚모자를 쓰고 면바지, 면티를 입었다”며 “마을회관에서 잠자고, 밥 얻어먹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시민들이 자신을 ‘자전거’라고 부른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순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유세하는 모습이 화제가 된 ‘자전거 아저씨’다. 최근에는 자전거 대신 전동 퀵보드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은 “순천 국회의원을 할 때 지역 발전을 위해 부지런히 뛰어온 것을 광양 주민들도 아시더라”고 했다.
| (사진=이정현 전 의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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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 공약으로는 ‘섬진강권 수변 관광 개발’을 제시했다. 이 전 의원은 “섬진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맑은 강이면서 국내 5대 강 중 하나”라며 “광양, 구례, 곡성을 묶어 섬진강권 수변 관광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광양은 국내 226개 시군구 중 가장 큰 발전 잠재력을 가진 지역”이라며 “제철과 이차전지 산업이 있고 이를 수출할 수 있는 항만도 갖춰져 있다. 미래산업인 수소산업까지 잠재력있는 도시가 광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양이 이정현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잠재력을 폭발시켜 천지개벽을 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