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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삭감 대신 ‘2년간 동결 및 제한’…양측 한발씩 양보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2025년 1월까지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높이는 대신 2024~2025년 정부 예산의 지출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안에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2024년 회계연도에는 비(非) 국방 재량 지출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고, 2025년에는 1% 증액하기로 했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잠정 합의안에는 △미사용 코로나19 관련 예산 환수 △일부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허가 절차 신속화 △저소득층 식량 지원 프로그램 수혜자에 대한 근로 요건 추가 등도 포함됐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이날 오후 6시부터 1시간 반가량 전화 통화를 하며 막판 조율을 했으며, 백악관과 하원 협상단은 미 정부의 디폴트 사태를 피하기 위한 원칙적인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 삭감 대신 2년간 정부 지출을 제한하고 부채 한도를 높이는 잠정안은 양측이 모두 한 발자국씩 양보한 결과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는 “(양측의) 타협을 반영하며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을 (전부) 얻을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하는 사람들과 모두를 위해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핵심 프로그램을 보호하는 동시에 지출을 줄이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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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표결 예정…각당 강경파 반대가 막판 ‘걸림돌’
매카시 의장은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의안을) 완성하기 위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있다”며, 28일에 법안 작성을 마친 후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31일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공화당 내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밥 굿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이번 합의로 부채가 4조달러(약 5312조원) 늘어날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다른 이야기는 들을 것도 없다. 보수를 자처하는 어떤 사람도 찬성표를 던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덤 코커스의 지도부급 한 의원은 회원들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중이라며,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확신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하원 통과 후에도 상원 통과를 위해선 최소 9명의 공화당 의원 찬성표가 필요해 부채 한도 법안의 의회 통과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미국은 의회가 미국 정부가 차입할 수 있는 돈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부채 한도를 설정한다. 현재 미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는 현재 미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는 31조4000억달러(약 4경1700조원)로, 2021년 12월 의회에서 증액된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이미 올해 1월 부채 한도에 도달했으며, 재무부는 디폴트를 막기 위해 특별조치를 시행해 다음달까지 시간을 벌어놓은 상태다.
앞서 미 재무부는 이달 초에는 부채 한도를 상향하지 않을 경우 이르면 6월 1일 미 정부가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전날(26일) 이 시한을 6월 5일로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