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고(故) 전형수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면서, 야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의 책임론을 두고 엇갈린 목소리가 일고 있다.
|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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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전씨는) 10년 넘게 (이 대표를 위해) 일했던 사람”이라며 “이 대표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이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어 “이 대표와 관련한 일로 수사를 받거나 고발인이 된 상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고인이 되신 분이 네 분”이라며 “(이들이) 단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버리고, 삶의 이유인 가족을 떠나야 할 만큼 그분들을 고통에 빠뜨렸던 원인이 대체 무엇이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성남에서 오래 알던 이들은 (전씨를) ‘인품이 훌륭했던 진짜 공무원’으로 기억한다”며 “한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과 연관된 이들의 계속된 죽음, 이런 일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충격적인 일이며 이해하기 어려운 비극”이라고 말했다.
성남 중원구를 지역구로 둔 윤 의원은 대표적인 비명(非明·비이재명)계 인사로 통한다. 전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인 지난 10일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들은 비공개 만남을 통해 이 대표의 책임론을 두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친명(親明·친이재명)계는 같은 날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씨 사망은 이 대표가 아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9일 성남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노트 6쪽 분량의 유서 등을 토대로 전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씨는 유서에서 이 대표의 이름을 직접 언급,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전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당시 행정기획조정실장, 도지사 당시 초대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후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경영기획본부장과 사장 직무대행을 지낸 뒤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전씨는 퇴직 전후로 이 대표가 연루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대표의 각종 의혹과 관련된 인물 중 사망자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