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스리랑카가 심각한 경제난으로 관공서와 학교문을 2주간 닫으라고 지시했다.
| 정권 퇴진 시위를 벌이는 스리랑카 시민.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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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리랑카 행정·내무부는 전날 앞으로 2주간 관공서 문을 닫기로 했다며 공공 부문 근로자는 재택근무를 하라고 지시했다. 행정부는 이런 조치를 도입한 이유에 대해 연료 공급에 심각한 제한이 있고 대중교통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점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스리랑카의 공무원은 약 100만명이다.
정부는 다만, 보건 등 필수 서비스 분야 공무원은 계속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모든 학교도 20일부터 2주간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교사와 학생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라”고 밝혔다.
앞서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14일에는 공무원에게 농사를 지으라며 매주 금요일 유급 휴일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농산물 생산을 증가시키고 연료 부족으로 인해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는 공무원의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해 해당 조치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중국과 벌인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등으로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스리랑카는 지난달 18일부터 기한 내에 국채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공식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외화 부족으로 연료, 의약품, 식품 등의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주유소에서는 기름을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고 순환 단전도 계속되고 있다. ㅍ특히 농산물의 경우 유기 농법을 전면 도입하겠다며 지난해 한때 농약 사용과 수입을 금지한 탓에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