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현지시간) BBC뉴스는 “코로나19 관련 소아 다발성 염증 증후군이 16세 이하 어린이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에서 이 괴질로 인해 어린이가 숨지는 일도 있었다.
영국 보건당국인 국가보건서비스(NHS) 의사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영국에서만 대략 100명의 어린이가 소아 다발성 염증 증후군인 괴질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 괴질은 유럽을 넘어 미국 전역에서도 퍼지고 있다. 미국 뉴욕주에서도 최근 이 질환으로 5세와 7세 소년, 18세 소녀 등 모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뉴욕주 외에도 캘리포니아,코네티컷,뉴저지 등 15개 주에서도 유사 환자가 나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주 보건당국이 총 102건의 어린이 괴질 사례를 조사 중”이라며 “이들 중 71%가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43%는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고열과 피부발진을 보였고, 심한 경우는 심장 동맥의 염증까지 동반하는 ‘독성 쇼크’나 가와사키병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와사키병은 혀가 크고 붉어지는 일명 ‘딸기혀’ 증세 등 급성 열성 염증 질환을 동반하고 심하면 심장 이상을 초래한다.
의료진은 이에 따라 이 괴질을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새로운 현상’으로 규정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의료진이 공조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런던 임피리얼칼리지대학의 리즈 휘태커 박사는 코로나19 유행이 이뤄진 뒤 어린이 괴질이 나타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감염 후 항체형성이 어린이 괴질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휘태커 박사는 “코로나19의 정점이 있고 나서 3~4주 뒤 이 새로운 현상의 정점이 목격되고 있다는 점에서 ‘감염 후 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휘태커 박사는 대다수 어린이가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나아져 퇴원했다며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 괴질에 대해 배울 점이 많다”며 “왜 대다수 어린이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증세가 없고, 일부는 매우 아픈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14일(현지시간) 의심 사례가 속출하자 미국 보건당국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감염증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어린이 괴질 환자를 치료한는데 필요한 지침을 공개했다.
CDC는 어린이 괴질(공식 명칭 MIS-C)을 △ 24시간 동안 38도 이상의 발열과 다기관(심장·신장·호흡기·혈액·위장·피부 등) 이상 등 중증 질환의 증거가 있고 △ 대체할 다른 진단명이 없으며 △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거나 증상 시작 전 4주 이내에 코로나19에 노출된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이 지침은 21세 이하의 의심환자가 해당 기준에 모두 부합할 경우, 가와사키병(주로 5세 이하 영유아에게 심장 이상을 초래하는 급성 열성 질환) 기준의 전부 또는 일부를 충족시키더라도 주·지방 보건부에 보고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