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윤윤수 회장 뚝심후원..'손연재 날았다'

인천 아시안게임 후원만 총 8개 종목
레슬링·사격·복싱·조정 등 '금' 수두룩
손연재 지원 6년 째..금메달로 화답
경영 철학 '신뢰의 힘' 스포츠에 접목
  • 등록 2014-10-07 오전 8:17:06

    수정 2014-10-07 오전 8:27:50

지난 6월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롯데 프로야구 경기 전 후원 20주년을 기념해 윤윤수 회장이 20번이 새겨진 두산 유니폼을 입고 시구자로 나섰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009년 당시 리듬체조는 비인기 스포츠로 분류됐다. 세계 10위권은 언감생심이었고, 아시안게임에서 조차 메달과는 거리가 먼 종목이었다. 꿈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던 일이 최근 인천에서 벌어졌다. 올해 만 20세가 된 손연재가 리듬체조 개인종합에서 금메달을 땄다.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이다.

손연재 선수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 윤윤수 휠라 회장(사진)이다. 윤 회장은 2009년 뜬금없이 중학교 3학년에 불과한 무명의 앳된 소녀 손연재 선수의 후원을 결심했다. “잘 키우면 뭔가 되겠다. 김연아 선수에 대항할 인물이 되겠다”는 막연한 가능성만을 믿고 맺은 인연이 올해로 벌써 6년 째다.

통상적으로 1년 단위로 후원 계약을 맺는 스포츠 업계에서 이 같은 동행은 매우 이례적이다. 윤 회장의 안목과 뚝심 후원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김연아에 이은 최고의 스포츠 스타 손연재를 탄생시켰다는 게 업계 평가다.

사실 윤 회장은 손연재 뿐 아니라 비인기 스포츠 선수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만 총 8개의 비인기 종목을 지원했다. 정식 종목을 후원한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수다. 그 중 리듬체조·레슬링·복싱·사격·조정 등 5개 종목 선수들이 총 16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획득한 금메달 79개 중 5분의 1이 윤 회장이 후원하는 선수들로부터 나왔다. 이밖에 비치발리볼과 세팍타크로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동안 윤윤수 회장은 국내에서 주목을 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주류 종목에 대한 투자와 후원을 꾸준히 해왔다. 개인이나 종목별 단체 스폰서로 나서기도 하면서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동양인 최초로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 공동의장으로 임명될 정도로 국제 스포츠계에서도 그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휠라코리아 설립 초기부터 종목을 따지지 않는 후원으로 국내 대표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현재 후원 중인 스포츠 종목 수만도 10개가 넘는다.

모든 종목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윤 회장은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지금은 최고 인기 구단 중 하나가 됐지만 1995년 시즌 성적이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두산베어스(옛 OB 베어스)와의 20년간 파트너십도 다르지 않다. 이는 윤 회장의 경영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과거 휠라 글로벌 사업권이나 세계적인 골프용품 기업인 아쿠쉬네트 컴퍼니 인수할 때도 ‘신뢰의 힘’을 강조해왔다. 인수경쟁에서 다른 경쟁사들보다 더 낮은 금액을 제시했음에도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비결로 그는 망설임없이 ‘신뢰’를 꼽는다.

윤 회장의 스포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휠라를 한국 대표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시킨 힘이 됐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북한 선수단에 스포츠 용품 일체를 지원해 ‘스포츠 마케팅의 승리’라는 찬사를 받았다. 또 6년째 후원 중인 손연재가 세계적인 빅스타로 성장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경영실적 향상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업계마다 스포츠마케팅 붐이 일면서 계약조건이나 후원규모 등에 따라 파트너를 바꾸지만 휠라와 손잡은 선수들 대부분 최장 관계를 유지한다”면서 “‘샐러리맨의 신화’ ‘한국의 거상(巨商)’으로 불리는 윤 회장의 뚝심과 신뢰 경영이 주목 받는 이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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