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남의 일 아니다"..대기업도 투자 안하면 토해낸다

애플 성장둔화 가능성에 대규모 주주이익환원
국내 상장사 막대한 현금 보유 불구 투자 주저
국민연금 주요주주 부상..배당 압력 거세질 듯
  • 등록 2013-04-26 오전 9:30:00

    수정 2013-04-26 오전 9:30:00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150조원 가까운 현금을 움켜 쥐고 제대로 쓰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아온 애플이 110조원에 이르는 이익을 환원키로 하면서 결국 백기를 들었다.

애플만의 일일까. 삼성전자(005930)는 물론 국내 대기업도 비슷한 처지로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 정부가 대기업의 주요주주로 떠오른 국민연금을 지렛대 삼아 경영현안에 대한 개입을 늘릴 태세여서 기업들은 투자냐 배당이냐 양자택일의 기로에 설 전망이다.

25일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은 2002년 이후 기업 자금조달 창구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 증자나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쓰는 돈이 더 많았다. 주식시장에서 되레 돈을 토해 내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상장기업의 사내 유보금은 매년 늘고 있다. 코스피 상장제조사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08년말 29조9000억원에서 2012년말엔 69조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특히 대기업 집단의 사내 유보금이 많았다. 2012년말 10대 대기업 집단의 사내유보금은 183조원에 달했다. 대기업 신규 투자가 혁신보다는 수익 극대화를 위한 기존 공정개선에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조차도 몇년전 5대 신수종 사업을 들고 나왔지만 본격적 투자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선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쥔 대기업들에 대한 이익환원 압력이 갈수록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 투자자가 주요 주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실제로 초장기 투자자에겐 급격한 주가상승보다는 꾸준한 배당이 더 낫다. 국민연금은 이미 지난 3월 세방전지에 대해 배당을 높일 것을 주문하면서 재무제표 승인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면연금 같은 장기 투자자에게 배당을 통한 재투자는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그동안 운신의 폭을 좁혔던 10% 룰의 족쇄까지 풀리면서 배당 압력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새 정부가 지난 정부처럼 대기업에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주문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기업들이 자발적이든 아니든 신규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 국민연금을 통한 배당 압력이 더 거세질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연금은 최근 만도가 모회사인 한라건설 우회지원에 나선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는 등 경영현안에 직접 개입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러모로 대기업에 대한 이익환원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면서 “저성장 기조로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은 만큼 현금을 쌓아둔 기업들의 고배당을 기대해 볼만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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