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시연비 기존보다 평균 10% 줄어
28일 현재 국내 판매중인 561개 승용차 모델 가운데 신·구연비 비교가 가능한 349개의 신연비는 구연비에 비해 평균 10.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표시연비가 실연비에 10% 가까워 졌고 또 그만큼 신뢰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회사별로는 현대차(005380)가 12.0%, 기아차(000270) 16.3%, 한국GM 11.6%, 쌍용차(003620) 22.6%, 르노삼성이 7.4% 표시연비가 줄었다. 독일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BMW는 8.0%, 친환경차 선도기업으로 꼽히는 도요타 역시 15.6% 감소를 피할 순 없었다.
다만 이 같은 차이가 꼭 이 회사의 신뢰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신연비 제도 시행에 앞서 친환경차라는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각 차종별로 모델을 단종시키거나 새로이 개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현대·기아차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연비에서 불리한 투싼ix 가솔린모델의 생산을 중단하고 싼타페 2.2 모델엔 수동변속 모델을 추가했다. 기아차 역시 레이와 모닝, 프라이드, 쏘울, K3 등 중소형 모델에 스타트 앤 스탑(ISG) 기능이나 무단변속기(CVT), 디젤 엔진 등 연비를 높인 모델을 새로 내놓았다. 연비가 떨어지는 모하비의 4.6리터 가솔린 엔진생산도 중단했다.
복합연비제가 도입되긴 했지만 아직 한 달도 안 된 터라 인터넷은 물론 회사 홈페이지에서도 정확한 기준 없이 신·구연비가 혼재된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혼다 CR-Z 등 아직 복합연비를 측정하지 않은 모델도 18개 있다.
◇신연비 도입.. 연비 효율의 재발견
가장 타격을 입은 것은 경차. 모닝·레이의 주력 모델은 모두 20% 가까이 표시연비가 줄었다.
그렇다고 디젤차만이 정답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노후됐을 때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다. 더욱이 도심연비는 1위 프리우스(21.7㎞/ℓ)를 비롯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여전히 우위다.
신연비 도입에 일희일비하는 일반 양산차와 달리 초고성능 차나 최고급 세단은 초연하다. 연비가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만큼 구연비 측정 때부터 크게 신경 쓰지 않은 때문이다. 포르쉐의 경우 구연비에 비해 신연비가 불과 0.7% 감소하는 데 그쳤다. 페라리 캘리포니아나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700-4 등 수억원을 호가하는 슈퍼카도 신연비 도입 후 표시연비가 15%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