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은 그동안의 연구성과가 가시화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고, 차선책으로 꼽히는 제네릭(복제약) 분야는 향후 5, 6년내 진입할 제품의 허가를 받아놓았지만 내년에 특허가 만료되는 대형 오리지널이 없다.
◇ 신약개발 성과, 2011년 이후 가시화 예정
대부분의 국내사들은 내년에 출시할 의약품을 선정하는 막바지 사업계획 마련 작업을 진행중이지만 `회심의 카드`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우선 신약 분야의 경우 내년에도 굵직한 제품의 등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제약업계는 지난해 10월 대원제약이 내놓은 `국산신약 12호` 펠루비를 마지막으로 신약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양약품의 십이지장궤양 신약 놀텍은 허가를 받은지 1년이 지났지만 약가협상 등에서 난항을 겪으며 아직까지 시장에 얼굴도 내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나름대로 신약개발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내년에 당장 성과를 내놓을 제품은 눈에 띄지 않는다.
동아제약(000640)의 경우 현재 개발중인 10여개의 신약 라인업 중 기능성 소화 불량증 DA-9701이 2011년 하반기 이후에나 출시가 가능하다. 한미약품(008930)은 준비중인 6개의 신약 중 경구용항암제가 2011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외제약(001060)이 임상3상을 진행중인 발기부전치료제 정도만이 내년 하반기 출시가 가능한 상황이다.
국내사들은 최근 2~3년새 플라빅스, 리피토, 액토스, 코자, 코자플러스, 울트라셋 등 대형제네릭 시장의 개방으로 제네릭 시장에서 짭짤한 재미를 봤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당장 내년에는 특허가 만료되는 대형 오리지널 제품이 없어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과열경쟁` 영향..5~6년내 출시 제네릭 모두 개발 완료
내년에 새롭게 개발에 뛰어들 제네릭 제품도 사실상 전무하다. 최근 몇년새 국내사들이 제네릭 시장 선점을 위한 과열경쟁을 펼친 결과 이미 대부분의 제네릭 개발을 마쳤다는 다소 황당한(?) 이유에서다.
현행 제네릭 약가제도에 따르면 허가 및 약가 등재 시기가 빠를수록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다.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만료가 한참 남았음에도 제네릭 허가를 서두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다.
제약사들이 제네릭 개발을 서두르게 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품목별 사전 GMP제도`라는 새로운 의약품 허가 시스템이다.
이 제도는 의약품 허가 과정에서 사전에 3개 제조단위를 미리 생산한 다음 허가 전 해당 공정에 대해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해 7월부터 적용된 전문의약품의 경우 2008년 7월 1일 이후 허가를 신청한 제품은 3개 제조단위를 미리 생산해야 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지난해 7월 이전 제네릭을 비롯한 전문의약품의 허가 서류 신청이 봇물을 이루기도 했다.
식약청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6월에만 1091건의 의약품 허가 서류가 접수됐다. 지난해 상반기에 접수된 허가 서류 4397건의 24.8%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6월 마지막주에는 평소의 3배가 넘는 438건의 허가 서류가 접수됐을 정도로 품목별 사전 GMP를 피하기 위한 국내사들의 경쟁이 극에 달했다.
제약업체 관계자는 "3개 제조단위를 미리 생산할 경우 수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당시에는 허가가 가능한 제네릭의 허가를 모두 받는다는 전략으로 제네릭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후에도 국내제약사들은 경쟁적으로 진입을 서둘렀으며, 그 결과 내년 사업 구상에 매진할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손을 놓고 있는 기현상이 발생한 셈이다.
또 다른 업체 개발팀 임원은 "더 이상 개발할 약이 없어 신약이나 개량신약과 같은 새로운 시장 창출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것도 모두 인지하고는 있지만 여건상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대형제약사 한 임원은 "신약의 경우는 현실적으로 해법이 없는 상황이지만 제네릭 분야는 여러 복합적인 악재로 인해 내년에 출시하거나 개발할 의약품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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