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경기가 극도로 침체됐던 일본과 독일을 제외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은 2000년 이후 집값이 모두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로 인한 과잉유동성을 세계적인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양대 김관영 교수는 “전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으로 대부분 국가의 주택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들 나라는 금리 조절을 통한 간접적인 개입 이외에는 특별한 규제정책을 펴지 않았다. 그런데도 우리와 달리, 대부분 나라의 집값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미국도 전국적으로 집값이 급등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LA의 경우, 기존 주택 판매가격이 2001년 24만달러에서 작년에 51만7500달러로 2배 이상 올랐다. 하지만 미국은 9월 들어 집값이 본격적으로 하락, 폭락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집값 하락은 금리 정책의 영향이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2004년 6월 이후 올 6월까지 2년간 연방기금 금리를 17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5.25%까지 인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이 집값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주택수요를 줄여 집값을 하락시켰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결정적 원인은 집값이 급등하면서 주택공급이 대폭 늘어난 것. 미국은 2000년 157만 가구였던 연간 주택 착공물량이 작년에는 200만 가구를 넘어섰다.
반면 한국은 규제정책이 남발되면서 주택이 가장 부족한 서울도 2002년 16만 가구에서 작년 5만2000여 가구로 급감했다. 미국은 주택이 급증, 지난 9월 신축 주택 미분양 물량이 2005년 1월에 비해 27%가 늘어났다. 집이 팔리지 않자 신규주택 판매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7%나 떨어졌다. 스페인·아일랜드·프랑스·영국도 집값이 급등하면서 주택건설이 급증했다. 이들 나라 정부는 일반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개입을 하지 않지만 저소득층 주택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한다. 미국은 임대료 보조금제도, 영국·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공공 임대주택과 임대료 보조금 제도를 통해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