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10·29대책 이후 계속해서 떨어지던 서울 지역 아파트 값이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시세 조사업체인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값은 지난주 0.05%상승, 10·29대책 이후 처음으로 주간 상승률 플러스를 기록했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서울 지역 집값은 변동률 제로(0)를 기록, 3개월 만에 하락세를 마감했다.
특히 집값 선도 지역인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이 같은 집값 오름세가 명확해졌다.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권 일부 아파트들은 설 연휴가 끝난 직후부터 저가 매물이 팔려나가면서 지난주 1000만~2000만원씩 가격이 상승했다. 시세조사업체 통계상으로도 강남구 아파트 시세는 지난주 0.21% 올라, 10·29대책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가 주택거래신고제 등 초강경 대책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권 바닥 다지는 분위기=실제 강남권에서는 설 연휴직후 저가 매물이 팔려나가면서 가격이 오른 곳이 많았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은 지난달 초만 해도 5억7000만~5억8000만원에 구입 가능했으나, 지난 주엔 5억9000만~6억원으로 집값이 뛰었다.
강남권에선 특히 재건축 단지가 강세를 나타냈다. 개포동 주공2~4단지의 경우, 안전진단을 통과할 것 같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10평형대 아파트값이 최고 2000만원 정도 올랐다. 잠실 주공 아파트는 이미 사업승인을 받은 단지와 전매가 가능한 단지를 중심으로 1000만~2000만원쯤 상승했고, 소형평형의무비율 확대조치에 따른 사업성 하락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던 반포주공2단지 아파트 가격도 하락을 멈추고 1000만원쯤 반등했다. 반포동 건설공인 김석중 사장은 “기다려봐야 이제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한 실수요자들이 저가 매물 구매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집값 다시 유턴하나=최근 집값 상승은 그 폭은 크지 않지만, 10·29조치 이후 계속되던 하락·보합세 속에 나온 3개월 만의 오름세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개포동 제일공인 정석모 사장은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저가 매물은 매수자가 꼭 붙는다”며 “실요자들이 설 연휴 고민 끝에 ‘바닥’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같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3월 말부터 정부가 시행하겠다는 주택거래신고제가 매수세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제가 도입되면 지금보다 3~6배 많은 취득·등록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구입을 서두른다는 것.
그러나 전문가 대부분은 최근의 상황이 대세 상승 국면으로의 전환으로 보기에는 무리라고 진단하고 있다. ‘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최근의 모습은 그동안 워낙 하락폭이 컸던 데 따른 반등 성격이 짙다”며 “정부가 주택거래신고제·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 등 메가톤급 대책을 예고하고 있어 추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