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한국 대표팀 황대헌(강원도청), 이준서(한국체대) 선수가 황당한 이유로 실격된 가운데, 중국 누리꾼들이 선수들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며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7일 밤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엔 ‘황대헌 반칙’과 ‘우다징이 치였다’는 해시태그가 각각 실시간 검색어 1,2위에 올랐다. 동시에 400만 공유를 넘긴 ‘쇼트트랙 반칙’ 해시태그도 8위를 기록했다.
| 8일 오전 9시 ‘한국 쇼트트랙 전멸’이라는 검색어가 1위에 오른 웨이보.(사진=‘웨이보’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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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선수들은 왜 이렇게 반칙을 일삼느냐”, “평창에서 못된 짓 많이 하더니 업보다”, “한국 스포츠 더럽다”, “반칙 없기 경기 못하나”, “대한민국 선수들의 전멸”, “황대헌이 규칙을 어겼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 또한 공식 웨이보에 “네티즌 영혼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왜 쇼트트랙 시합에서 선수들은 늘 부딪히나. 그리고, 다치는 선수는 왜 하필이면 항상 우리 선수들인가”라고 따지며 문제를 제기했다.
전날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이준서 선수는 각각 조 1위와 2위를 기록했지만, 두 선수 모두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는 이유로 실격 판정을 받았다.
준결승 1조에서 황대헌 선수는 중국의 리웬롱, 렌쯔웨이, 터키의 푸르칸 아카르 선수와 레이스를 펼쳤는데, 4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인코스로 파고든 그는 선두로 나선 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을 인코스로 추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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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디오 판독을 진행한 심판은 황대헌 선수가 추월 과정에서 레인을 늦게 변경했다며 실격을 선언했다. 결국 2위로 들어온 렌쯔웨이가 1위를, 3위로 들어왔던 리웬롱이 2위로 올라 결승에 올랐다.
준결승 2조에서 2위로 올라선 이준서 선수도 똑같은 이유로 실격됐고, 대신 3위였던 중국의 우다징 선수가 2위가 돼 결승에 올랐다.
격앙된 중국인들의 반응과 달리 실격 판정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진선유 KBS 해설위원은 “이번 경기는 편파판정이 심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이정수 KBS 해설위원은 “기술상을 줘도 모자랄 판에 이에 왜 실격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 (사진=김연경 선수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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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배구선수 김연경 또한 경기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또 실격? 와 열받네”라는 글을 남겼다. 황대헌 선수는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장애물을 만났다고 반드시 멈춰야 하는 건 아니다”라는 마이클 조던의 명언을 공유하며 심경을 전했다.
동계 올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 선수단은 해당 판정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방침이다.
한편 한국 누리꾼들 또한 중국에 맞서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했다. 8일 오전 9시 기준 한국 트위터 검색 순위엔 justice for korea short track 등의 해시태그가 상위권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