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한 이틀 만에 보복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테러 이후 기자회견에서 즉각적인 보복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강력한 응징 의지를 밝힌 바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통신 등은 미 중앙사령부가 성명을 통해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아프가니스탄 동부에서 이슬람국가-호라산(IS-K)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 공격으로 미군이 ‘목표물’ 1명을 사살했고, 민간인 사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 폭탄 테러에 관한 연설 중 잠시 발언을 멈추고 있다. (사진=워싱턴DC=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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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약 170명이 사망한 지 약 48시간 만이다. 미군이 13명 사망한 경우는 지난 2011년 4월 8명이 아프간전에서 희생된 이후 최대 규모 피해다.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IS-K는 이번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지난 IS-K는 파벌 다툼으로 떨어져나와 2015년 1월 설립된 탈레반 세력의 일부다. 탈레반과 사이가 좋지 않은 IS-K가 새 정부 수립을 방해하기 위해 자행한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테러 직후 기자회견에서 “끝까지 찾아낼 것이고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작전 계획을 군에 지시했다”고 즉각적인 보복을 지시한 바 있다. 또 “아프간에 병력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증원하라고 군대에 지시했다”며 추가 파병 가능성도 열어뒀다.
카불에서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발빠르게 보복에 나섰다는 풀이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카불에서 또 다른 테러 공격 가능성이 있으며, 미군은 카불 공항에서 최대치의 보호 조처를 하고 있다”고 보고 받았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IS-K를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한 말을 부연해달라는 요청에 “그들이 지구상에 더는 살길 원치 않음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린 지속해서 전 세계 테러리스트들을 추적하고 있다. 이번도 그런 노력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군 지휘부에 대한 사임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