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위키드’ 엘파바 역의 배우 옥주현 캐릭터 포스터(사진=에스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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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21년 뮤지컬은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관객과 만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올해 뮤지컬 라인업의 특징은 신작보다 재공연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기존 흥행작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신규 관객 유입이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마니아 관객층을 보다 두텁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2019 레베카] 레베카2_신영숙,박지연_ⓒEMK Musical Compan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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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흥행작 중심 라인업 ‘눈길’5년 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위키드’(2월 12일~5월 1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가 대표적이다. 2003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16개국 100여 개 도시에서 6개 언어로 공연해 6000만명이 관람한 인기 작품이다. 국내서도 2012년 초연을 시작으로 세 차례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옥주현, 손승연이 초록마녀 엘파바 역, 정선아, 나하나가 또 다른 마녀 글리다 역에 캐스팅됐다.
EMK뮤지컬컴퍼니는 대표작 4편을 연이어 선보인다. 명실상부한 뮤지컬 흥행작 ‘레베카’(11월~내년 2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를 비롯해 ‘팬텀’(3~6월 샤롯데씨어터), ‘마리 앙투아네트’(7~10월 샤롯데씨어터), ‘엑스칼리버’(8~11월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등이다. 신시컴퍼니도 대표작 ‘시카고’(3월 3일~7월 4일 디큐브아트센터), ‘빌리 엘리어트’(8월~내년 2월 디큐브아트센터)를 준비 중이다.
마니아 관객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중·소극장 뮤지컬도 있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7월 1일~9월 26일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은 달컴퍼니 제작으로 10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청소년들의 억눌린 욕망과 불안을 강렬한 록 음악으로 풀어내 2007년 토니상 8개 부문을 휩쓴 화제작이다. 김무열, 주원, 조정석, 강하늘 등이 거쳐간 ‘스타 등용문’으로 캐스팅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알앤디웍스는 지난해 10주년 기념공연을 코로나19로 아쉽게 취소한 ‘마마, 돈 크라이’(5~8월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괴테의 ‘파우스트’를 재해석한 ‘더 데빌’(12월~내년 2월 드림아트센터 1관)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2018년 정식 초연한 뮤지컬 ‘레드북’, 초연 당시 유료 관객 점유율 90%를 기록한 뮤지컬 ‘모비딕’ 등도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 뮤지컬 ‘비틀쥬스’ 해외 공연 장면(사진=CJ 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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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도 포진…공연 영상화 시도 이어질 듯
신작 중에서는 ‘비틀쥬스’(6월 18일~8월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가 가장 눈길을 끈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로 CJ ENM이 국내 초연을 선보인다. 알앤디웍스가 동명영화를 무대로 옮기는 ‘검은 사제들’(2월 25일~5월 30일 유니플렉스 1관)도 올해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2019년 토니상 8관왕에 빛나는 뮤지컬 ‘하데스타운’도 에스엔코의 라이선스 공연으로 올해 중 초연이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흥행작의 재공연이 중심인 올해 뮤지컬 라인업이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위기에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지혜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아무래도 신규 관객 유입은 당장 어려울 수 있다”며 “기존 관객들이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작품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이들 작품이 새로운 활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영상화 관련 시도도 지난해보다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 교수는 “오랜만에 돌아오는 창작뮤지컬도 많은 만큼 이들 작품을 중심으로 공연 영상화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영상과 무대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만들 것인지가 올해 화두가 될 것”이라며 “위기에서 위축되기보다 위기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