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많은데"…애플 '스트리밍' 도전에 회의적인 버핏

"애플, 한두 번의 실수 감수"…실패 기정사실화?
"R의 공포, 걱정 안 해…美경제 베팅하라" 조언
  • 등록 2019-03-29 오전 7:08:04

    수정 2019-03-29 오전 7:32:00

사진=AFP연합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사진)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8일(현지시간)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진출을 선언한 미국 최대 정보기술(IT) 회사인 애플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진단을 내렸다. 버핏이 몸담은 버크셔는 이 같은 상황을 예측했었는지, 이미 지난해 말 애플 주식 일부를 매각한 바 있다. 버핏은 또 최근 시장에 번진 ‘R(Recession.침체)의 공포’에 대해서도 문제 될 게 없다고 봤다.

버핏은 이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이 콘텐츠에 소비하는 시간이 하루 몇 시간으로 제한돼 있다”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싸워야 할 매우 큰 경쟁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 AT&T의 타임워너 인수 등으로 스트리밍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가운데, 시장 최강자인 넷플릭스와 HBO 등의 엄청난 투자로 치열한 패권 경쟁이 펼쳐진 상황에서 애플의 가세는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게 버핏의 분석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버핏은 “애플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지만, 한두 번의 실수를 감수할 수 있는 회사”라며 사실상 애플의 도전이 ‘실수’가 될 것임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버핏은 또 미국 국채 장단기(3개월물-10년물) 금리(수익률) 역전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관련, “걱정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것 같다”며 “둔화하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둔화한다고 해서 경제의 방향이 바뀐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모든 부문, 특별히 철도 통계를 보면 경제는 더딘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빨간불이 깜빡이거나 희미하게 켜진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기존 방식대로 계속 투자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에 ‘베팅’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통상 자금을 오래 빌려 쓰는 장기채의 수익률이 단기채를 밑도는 현상은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2년물-5년물 간 금리역전은 지난해 말 이미 발생했지만, 경기와 더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3개월-10년물 금리까지 뒤집어지면서 최근 들어 침체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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