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메르스의 감염과 사망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은 연령과 기존 앓던 병(기저질환)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새로 메르스 진단을 받은 43세의 남성 환자는 처음으로 확진을 받은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입원했던 자녀를 간호하고자 해당 병동에 머물다 감염됐다. 또 다른 보호자였던 이 환자의 아내(39)도 지난 1일 먼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 오랜 시간을 첫 환자와 같은 병동에서 보냈을 이들 부부의 자녀는 정작 최대 잠복 기간(14일)을 넘긴 지금까지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권준욱 기획총괄반장은 3일 브리핑에서 “정작 입원했던 환자(부부의 자녀)의 경우에는 증상도 없어 아무 이상 없이 지나가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메르스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와 마찬가지로 폐에 침범하며, 사스와는 다르게 신장 기능을 망가뜨리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번째 사망환자는 71세의 고령에 만성폐쇄성폐질환을 가진 데다 2011년에 신장암으로 한쪽 신장을 적출한 상태였다. 고위험 요소를 복합적으로 갖춘 것이다.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의 사람도 메르스 감염과 사망에 취약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사망한 57세 여성 환자도 관절염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서 인위적인 면역저하 상태가 됐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메르스위원장이 해외의 메르스 환자 1,01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로는 암,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메르스 환자의 사망률은 44.3%로, 건강한 환자의 10.7%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더 철저히 관리해 빨리 진단해야 한다”며 “국민 각자도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도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