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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의 한 중견 제조 업체에 다니는 박웅(33)씨의 연봉은 3950만원이다. 그는 2년 전 결혼에 맞춰 대출과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래미안 상도 2차 아파트에 전세(3억6500만원)를 얻었다. 방 3개와 화장실 1개를 갖춘 이 아파트(전용면적 84.79㎡)의 실거래가는 5억1500만원. 박씨의 급여를 집 구매에 모두 쓴다면 약 13년치의 연봉이 필요하다.
지난해 가팔랐던 뉴욕의 주택 가격 상승에도 서울시내 평균 아파트값이 뉴욕의 9부 능선에 근접했다. 그러나 서울 근로자의 연평균 임금은 뉴욕 시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시민이 뉴요커보다 내 집 장만을 하는데 평균 7.7년이 더 걸리는 셈이다.
미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Zillow)에 따르면 뉴욕시 평균 주택 가격(2014년 10월 기준)은 53만5200달러(약 5억9166만원)로 지난해보다 8.6% 상승했다. 부동산써브가 조사한 서울시내 아파트(총 121만5349가구)의 평균 매매가는 5억2749만원. 두 도시 간 매매 가격이 10.8%(6417만원)의 차이를 보이며 우리나라 집값이 뉴욕의 90%까지 근접했다.
연평균 임금을 순수 주택 구매에 쓴다면 뉴요커는 6.025년, 서울은 13.73년이 걸린다. 산술적으로 서울 시민이 뉴요커보다 내 집 장만을 하는데 7년 9개월(7.75년)이 더 소요되는 것이다.
KB금융지주의 ‘주요국의 주택가격 비교와 시사점’이란 보고서에도 서울의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지수는 9.4(대출자는 7.8)로 홍콩과 밴쿠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다. 경기(6.6)와 인천(6.2)지역도 미국의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의 PIR(6.2)을 웃돈다. 유엔 인간 정주위원회는 3.0~5.0을 PIR 적정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미국은 급여만으로도 집 구매가 가능하지만 한국은 부모로부터 받는 불로소득 없이는 집 장만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추가적인 주택 공급 등을 통해 과도화된 매매 가격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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